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순일 Aug 03. 2024

수영을 배울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어디일까?

나이가 들면 포기해야 하는 걸까?

약 한 달여 전 내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영을 너무나 좋아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단체강습 및 1:1 개인강습을 다 받아봐도

전혀 실력이 늘지 않을뿐더러

해도 되지 않으니 강사가 포기하려는 듯하여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나고 해서

스스로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수영을 배우는 게 불가능한 일인지..

아님 가능하다면

수영을 꼭 배우고 싶은데

혹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냐는 문의전화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잘 가르쳐주고 못 가르쳐주는 문제를 떠나

이 즐거운 물생활을 누리지 못하시는 걸 듣고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수영을 통해 물을 제대로 즐기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시작여부를 떠나

일단 나오시라고 말씀을 드렸고

수영이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

먼저 확인부터 해보자고 했다..


수영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멀리서 다가오는데

얼핏 봐도

내 몸의 약 2배는 족히 되어 보이시는 거구였다..ㅜㅜ


나이는 60세 남자분...

신장은 약 185cm

체중은 대략 90~100kg?

운동에 재능은 없으시고

수영을 하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만형에 가까운 구조...

더군다나 수술경력까지 있으시니..

과연

물에 뜰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 함 해보자

내가 배운 TI수영이

누구나 가능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법이라면

이 분이라고 안될 게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령을 부릴 필요도 없고

어떤 특별한  교본을 마련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닌가?


그저 건강한 폐를 가지고 있다면

물에 빠졌을 때

상체는 뜨고 하체는 가라앉는다면

그걸로 수영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한 것이다...

만약...

상체가 가라앉는다면?

그건 인간의 몸이 아니므로...ㅋㅋ

포기해야겠지..ㅎㅎ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만나본 모든 이들은

상체가 뜬다..

그것도 아주 잘 뜬다...

둥실둥실...


이분도 그러했고...

자연스레 물에서 함께 즐기며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조급하고 급하였던 마음

찡그렸던 얼굴이 차차 펴지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는 모습이 읽히기 시작하였다..

그래!... 되는구나...

수영이 가능한 것을 확인한 나는

확신에 찬 어조로 수영이 가능함을 확인시켜 드렸고..

한 달이 넘게 나와 함께 수영을 배우며 즐기고 있다..


수영은

TI수영은

고된 노동이 아니다...

잠시 삶의 여유를 찾는 휴식의 시간이며

힐링의 순간이다...

재충전까지 한 후 바깥공기의 상쾌함을 느끼며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면

그것은

수영을 시작하기 위한 첫 단추를

잘 꽤어찬것으로 생각한다..


빠름의 한계는 있지만

즐김의 제한은 없다..

배우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즐기고 힐링이 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수영의 레슨이 아닐까?


이 잣대로 볼 때

수영은 나이를 고려할 필요도 없으며

건강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

그저 물에 뛰어들 용기만 있다면...

수영을 배울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없다고 본다..


이전 20화 수영을 하다가 발생하는 어깨 부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