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보내드려야 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사위가 쓰는 장모의 치매 일기

by 이순일

치매 어르신을 모시면서

습관처럼

제일 첫번째로 받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언제 요양원에 보내실껀가요?


라는 질문이다.


이제 곧 보내 드려야죠 라고

습관처럼 대답을 하긴 하지만

왜 이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는지

가끔은 나도 머쓱해질때가 있다.

치매노인과의 동거

언제부터인가 이것은

아주 불편한 현실이 되었다.

보내드리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고

안보내 드리면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아주 불편한 세상이 되었다.

자! 당신에게

치매 어르신을

요양원에 보내드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고

물어 본다면

당신의 답변은 무엇일까?

답은 없다.

오직 모시고 있는

가족의 판단만 필요할 뿐이다 라고 생각을 한다.

그만큼

내린 결론에 대하여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보내드려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보내지 않아도

그럴만한 사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증 치매 어르신을 6년이상 모셔온 나로서는

몇가지 판단과 이유로

이 어려운 고민을 결정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만한

기준을 정하고자 한다.

그 기준은

어르신을 보내는 것이

내가 불편해서 인가?

아님

어르신이 불편해서 인가다

어르신과는 평생을 같이 살아온 가족으로서는

온갖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 추억의 대부분은

어르신으로 부터 내가

도움을 받은 기간이 대부분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어린 시절로부터

대학을 졸업하여 결혼을 하고 출가를 하기까지

나는 어르신으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 추억의 대부분은

내가 어르신에게 불편함을 주었을 것이다.

불편하다고 해서

어르신은 나를 쫓아내었을까? 를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 해서

키우기를 포기하고 다른곳으로 보내었을까?

불편해서 보내는 것은

사유가 아닐 것이다.

그걸 다 갚아도

모자랄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빠서


내가 돈을 벌어야 해서

내가 불편해서

어르신을 요양원에 보낸다는 것은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돌아가시면

보고싶어도 다시는 보지 못한다.

살아계신대도 돌아가신것과 동일하다면

그것이 과연

요양원을 보내드릴만한 상황일까?

최소한

나를 키우면서

어르신이 불편하였을 시간

그 시간 만큼이라도

함께 있어야 되는게 도리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내가 불편한 상황이 아니라

어르신이 불편한 상황이라면

최상은 아니지만

최선의 선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보내드려야 하는데

그것은

어르신 옆에 아무도 있어줄 가족이 없는 경우이다.

생계를 위해

학업을 위해

선택할 수 없는 불가피한 공백이 생길경우

불가피하게 모든 가족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면

요양원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어르신의 모든 행동은 정상적일수가 없다.

한두살 먹은 아이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르신은 판단력이 없다.

위험한 것과 위험하지 않은것의

구분을 하지 못하시거나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실 때

누군가 옆에 있어 도움을 줘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면

요양원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불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를때

물을 조절하지 못하신다는 판단이 들때

그리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으려 하실 때

이 때가

요양원을 보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늘...

평소 좋아하시던

치킨과 무우 그리고 콜라를 드렸더니

콜라에 무우를 담궈서 포크로 찍어 드신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행동을 하신다.

배가 고프시다고

바르는 멘소래담을 그릇에 쏟아 밥과 함께 드시려 한다.

이럴때 누군가 옆에 없다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될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이제 혼자서는 계시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어르신이 불편한 상황이다.

내가 불편해서도 보내드릴 수 있지만

어르신이 불편함을 느끼실 때가

요양원을 보내드려야 할 상황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언제든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해본다.

내가 어르신을 요양원에 보내드려야 한다면

내가 불편해서 일까?

아님

어르신이 불편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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