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3일(화) 맑음
도봉산역~ 당고개공원 갈림길(6.3km) ~ 상계동나들이 철쭉동산(5.4km) ~ 당고개역
오늘부터 서울둘레길을 다시 걷기로 했다. 마침 ‘손목닥터9988’에서 <서울둘레길 이벤트>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서울둘레길은 21개 코스가 있는데, 지난 5월1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1코스를 걸을 때마다 500포인트를 지급한다고 했다. 평상시인 하루 8천보 이상 걸을 때마다 200포인트를 지급해온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것이다. 그러니까 하루 2~3개 코스를 걷는다면 1,200~1,700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서울둘레길을 열심히 걸어야겠다.
그런데 여기서 서울둘레길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면, 서울둘레길은 지난 2014년 11월15일 8개 코스 157km를 개통했는데, 지난 4월부터 코스거리를 줄여 21개 코스로 세분화했다. 즉, 1코스(수락.불암산)의 경우 전에는 도봉산역에서 화랑대역까지 18.6km였던 것을 1코스(수락산) 6.3km, 2코스 (덕릉고개) 5.4km, 3코스(불암산) 6.9km로 나눠서 하루에 걷는 거리를 줄여 체력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했다.
그래도 오늘은 예전의 1코스에 해당하는 도봉산역에서 화랑대역까지 걷기 위해 아침 일찍 도봉산역에 있는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에 도착해 스탬프북을 챙겨 서울창포원에서 첫번째 스탬프를 찍고 호기롭게 출발했다.
서울창포원을 벗어나 마들로를 따라 걷다 상도교로 중랑천을 건너 수변을 따라 걸어간다. 잠시 후 계단으로 올라 산길로 가는 고가인도에 이르렀는데 바닥공사가 한창이다. 전에는 보도블럭이 깔려있었는데, 나무데크를 설치하는 중이었다. 작업인부들한테 방해될 까봐 최대한 조심하면서 공사현장을 벗어났다.
산길로 접어드는 초입에 오늘도 역시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초반이니 가볍게 계단을 올라간다. ‘의정부 소풍길’ 안내문이 보인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크고 작은 길들을 많이 조성해 놓았는데, 이곳도 그중 하나인 것 같다. “의정부 대표시인 천상병의 작품 <귀천(歸天)>에서 아름다운 이 세상을 ‘소풍’이라고 표현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그리고 또 계단이다. 이제는 서울근교에서 산행한다는 것은 반 정도 계단 오르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1코스 이름이 ‘수락산’이라 그런지 걷는 동안 곳곳에 수락산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보인다. 하지만 오늘은 산 정상을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심하게 지나간다.
배바위와 고래바위를 지나는데, 옆에 설명문까지 세워놓았지만 아무리 봐도 배(船)나 향유고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동네아이들이 붙인 이름이라는데, 나이가 너무 많아서 안 보이는 건가? 이름이야 어떻든 널찍한 바위라 아이들이 놀기에 괜찮아 보인다. 걷다 보면 ‘거인발자국 바위’도 있다. 이 바위는 그래도 앞으로 만나게 될 ‘거인손자국 바위’와 함께 좀더 선명하게 보이긴 한다.
아침에 봤던 일기예보에는 오늘 하루 종일 흐릴 거라고 했는데, 구름이 조금씩 있긴 해도 대체로 맑다. 덕분에 햇볕이 따갑다. 그래도 대부분 숲속을 걷고 있으니 참을 만하다. 데크를 설치해놓은 전망대에서 원경 (遠景)을 찍고 있었더니, 옆에 있던 남자가 한장 찍어주겠다고 한다. 고맙다.
이번에는 채석장터를 지나간다. 1960~70년대 토목공사를 위해 채석하던 곳인데, 흉물스럽게 방치하지 않고 층층이 축대를 쌓고, 원형광장 모양의 공간도 조성해놓아 걷고 쉬기에 좋게 만들었다고 한다. 누군가 땀을 흘리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 혜택을 보니, 이 또한 고마운 일이다.
오전 9시21분, 1코스가 끝나고 2코스가 시작되는 당고개공원 갈림길에 도착했다. 전에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돌아 당고개역으로 갔었는데, 코스를 정비하면서 새롭게 2코스로 만들어놓아 좀더 돌아가야 하는 덕릉고개 쪽으로 가기로 했다.
덕릉고개를 지나 11시7분, 2코스가 끝나는 상계동나들이 철쭉동산에 도착했다. 그리고, 여기서 3코스는 6.9km를 걸어 화랑대역까지 가야 한다. 어떻게 할까? 좀 무리하면 갈 수도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기로 했다. 하긴, 앞으로 어떻게 나눠서 걸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봐야겠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결국, 당고개역으로 가서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