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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진 Nov 07. 2023

어느 틈에 오고 가는지


 

 오전 7:40분. 출근하는 사람들로 전철이 붐빈다.

사람과 사람의 좁은 간격에서 바로 앞에 있는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일반 건전지는 그만. 바스맨 usb c형 타입 충전 — 일회용품은 비단 일반적인 건전지 한 가지만은 아니다.


 일주일 동안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전 펜싱 국가대표 A 선수와 한 사기 전과범의 사기 스캔들. 지인들과 함께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도 그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은 얼마나 이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했다.


 한편 삼청동은 평일 오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았는데, 한가롭게 은행나무 거리를 걷는 노인분들이 제일 첫 번째로 보였다. 그다음 한복을 입은 중국인(혹은 일본인) 여행객들이 경복궁 근처에서 많이 보였다. 가을볕에 익을 때로 익어서 그런지 거리마다 낙엽이 떨어져 있었다.


 앞으로도 살다가— 사람이 논리로 설득될 수 있는가* —한 유명인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사물들이 사실은 각자 다른 경험을 통해 보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무엇도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 회색 건물만이 즐비한 도시에도 가을 운치가 있어 보여서 이런저런 생각들로 10월의 끄트머리를 보냈던 것 같다.


 또다시 11월, 화요일의 아침이 시작되었고 전철역에는 사람이 많고 출근길은 복잡하다. 이틀간 비가 온 뒤 바람이 추워진 것을 보니 곧 겨울이 올까 싶다.


 

 


*음악인 방시혁, 박진영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했던 말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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