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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불꽃 소예 Nov 08. 2023

삼라만상의 아름다움에 감사합니다.

삶을 판단하지 않는다.

당신은 삶의 상황에 연연함으로써 변화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당신 내면의 평화는 외부적 삶의 상황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변하지 않는, 시간이 없는, 죽음이 없는 존재 안에 거주합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겉거죽의 세상에서 행복이나 성취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당신은 끊임없이 변화되는 세상을 즐기고, 세상과 더불어 놀고, 새로운 형상을 창조하고, 삼라만상의 아름다움에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그 무엇에도 집착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에그하르트 톨레



아침에 일어나면 조용히 책을 읽는다. 에그 하르트 톨레의 책은 어려웠지만 지금의 나에게 충분한 위로, 정신적 깨달음을 주고 있다.


그리고 며칠 전 들었던 충격적인 파콰드의 기행으로 불안하고 두려웠던 내 마음을 잠시 진정시킬 수 있었다. 떠나는 파콰드는 내가 자기를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직장 내 괴롭힘을 언급한 적이 있어 역으로 나를 공격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맨 처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아니 이런 미친놈이라는 분노의 감정이 올라왔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가 내가 살고 있는 주택의 위치를 알고 있기에 혹시나 우리 집에 와서 행패를 부리면 어쩌냐 하는 두려움이 올라왔다. 지금은 내 놀란 감정을 지켜보고 있는 단계이다.


그의 기행을 보면서, 이것은 그만의 특이한 성격으로 인한 것일까? 아니면 에고에 집착하는 지금 우리 문화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일까? 나는 아마도,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자꾸만 외부 상황이 규정하는 대로 자기 삶을 판단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악몽이라고 생각한다. '내 성공이 내가 잘나서 이룩한 나의 성취이며, 나는 이만큼 노력하고 잘났기 때문에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착각 하지만 동시에, 그런 성공이 정말로 자기만 잘나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혹시나 남이 자기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되면 어쩌지, 그리고 내가 집착하고 있는 이 외부상황 (직위, 명예, 돈, 미모등)이 변화하면 어쩌지 그럼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는한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는 슬픈 비극이다.


다시 나의 두려움으로 돌아와, 만약 파콰드가 자신의 추락이 나로 인해 발생했다는 허상으로 나를 공격한다면 어쩌지... 에그 하르트 톨레의 책을 읽기 전에는 CCTV를 설치하고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내고 나도 어떻게 반격해야겠다는 액션 플랜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물론 나는 그의 망상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분이 풀린다면 나는 그냥 내버려 두기로 할 것이다. 그의 불안감과 두려움에 깊은 동정의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너무 이상하고 미친 X라고 비난했고 싫어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그와 같은 에고의 마음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그런 에고의 마음이 있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과 불안이 있기에, 나는 그런 나를 그리고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회사에서 나를 욕보이며 이상한 사람으로 묘사하며 왕따 시키고, 그룹의 사람들에게 이상한 말을 퍼뜨려 정말 화가 많이 났었지만, 그리고 그때의 그와 이 회사사람들이 내게 한 행동들에 사실 상처도 받고 우울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남이 나를 어떻게 본다'라는 망상 혹은 에고에 빠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고 낮아질 나의 명성이라는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나이므로, 남이 나를 미친 X로 말한다고 혹은 성녀라고 말한들 내가 그들이 묘사하는 그 어떤 인물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내가 어떠한 사람이다라고 나를 증명하거나 방어할 생각이 없다. 내 눈앞에 어떤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냥 애쓰지 않고 저항 없이 받아들이겠다.


이 모든 상황들을 겪고 나서 보니, 나는 결국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만큼 성장한 거 같다.


삼라만상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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