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최근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나는 남편의 쾌차 기도를 드리면서 불교를 접하게 되었고, 맨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나아라, 이판사판의 마음으로 여러 경전들을 사경하고 독송했다. 108배도 해보고 뭐 절에 가서 기도도 드리고 모든 영적 존재들에 대해 제발 우리 남편 좀 살려달라고 낫게 해달라고 빌고 다녔다. 뭐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긴 하지만...
그러다 최근에는 영적인 치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마음에 부정적 감정이 남아 있는 한 항상 불안과 초조, 분노를 느끼게 되고 그런 감정은 결코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억눌린 그 분노와 불안을 분출해 버리고, 긍정적인 감정을 늘리라고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나 역시 왓칭, 당신은 플라세보다, 금강경과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감정들을 들여다 보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텅 빈 공간으로 보내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내가 한때 심취했던 풍수, 운, 사주 등등도 결국엔 이런 깨달음을 얻기 위한 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모든 것이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것만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현대 사회에서 내가 이런 소리를 회사나 친구들에게 하면 이 사람이 무슨 쌉소리를 하나 하고 이상하게 바라보긴 한다. 하지만 한번 심하게 미끄러져 본 사람들은 자기 인생을 돌아보고 이런 영적인 치유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그랬다... 왜냐하면,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이 육체에 갇힌 어떤 작은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운명보다 훨씬 더 강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믿어야 하고, 생각의 범위/크기를 키워줘야만 현재에 매몰되지 않는다. 고통의 크기와 시기는 유한하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며 구름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는 지금 그런 연습을 해보고 있다.
내가 특정한 물질적 사고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적 차원에서 존재하는 영혼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지금의 나보다 훨씬 더 큰 어떤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좀 더 넓고 큰 시야로 현재 내 삶을 관망하고, 불안해한다던가 초조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너무 나에게만 매몰되지 않고, 더 관대하고 여유롭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노오력만 하는 삶은 싫다... 어쩌면 신이 나에게 이렇게 고통만 받으라고 여기에 태어나게 하지 않았을 거라 믿으며 최대한 재미있고 명랑하게 지금을 살고자 한다. 버티지 않고 즐기면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나는 내가 대우받고 싶은 어떤 것들을 상상하며 내 주변에 그런 에너지를 내어주고 있다. 응원과 지지 그리고 사랑, 공감.... 내가 가진 최고의 것을 내주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그것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님 이미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