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고 또 진다 => 생겨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
계절이 이제는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시골 우리 동네는 화려한 단풍옷으로 단장하고 휴일이면 수많은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같은 동네에 2년가량 살고 있지만, 이곳은 그 사이에도 많이 변화한 듯하다. 시골에 사는 맛이란 계절의 변화를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도로 회사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하는 현대인들은 알 수 없는 시골 사는 사람의 특권이다. 봄이면 우리 집 화단은 수선화, 튤립, 작약, 목단꽃으로 단장을 하고, 여름이면 봉선화, 원추리 등 이름을 다 알지 못하는 여름꽃들이 바톤터치를 한다. 그리고 지금은 백일홍과 장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감나무는 그동안 알몸이 되었다. 참으로 경이로운 자연의 변화이다. 나는 매일 아침 하늘을 쳐다보고 숲을 쳐다본다. 사철 푸르다던 소나무와 대나무도 사실은 매일 변화하는 거 같이 보인다.
에그하르트 톨레의 책을 읽다가, 변화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에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날마다 새로워지라며 삶에 나날이 변화를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는 구절을 읽었을 때 그냥 발전을 위해 낡지 않기 위해 변화를 해야 하나라는 내 멋대로의 해석을 했는데 지금은 이 책을 읽고 그 구절을 떠올려보니, 아마도 자연처럼 변화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살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되었다.
인생은 참으로 무상하다. 태어나 배우고 일하고 그리고 조금 쉬다가 죽는다. 크게 보면 우린 이런 자연의 법칙을 따라 살아가고 있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런 자연의 법칙을 무상함을 잊은 채 마치 지금의 부와 명예 혹은 직위가 영원한 듯 행동한다. 그것이 돈이 많든 적든 간에 지금의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듯이 다들 행동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자기가 가장 화려했던 순간의 미모, 돈, 직위에 집착하고 그 외적 상황이 변화되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이와 자연에 살면서 이런 점을 가르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변화한다는 점을 말이다. 그래서, 가끔 힘들 때도 이것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면 안 되고, 너무 좋아도 언젠가 곧 내려와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야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 삶의 기쁨을 단지 이 외적상황에 고정이 되게 하면, 인생의 부침이 많이 생길 거라고 그래서, 인생의 모든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자고 말이다. 사실 이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인생의 외적 상황/조건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내 인생은 참 부침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자연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시점에서든 결코 매달리고 저항하지 말고 생명의 흐름과 같이 하는 삶의 자세를 택해보자고 말이다. 그러면 그 많은 책들에서 말한 삶의 진정한 기쁨과 환희를 맛보고 죽겠지...
인생의 무상함과 순환 - 에그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서 모두 발췌
모든 고통은 에고가 만들어 내는 것이고 저항에서 비롯됩니다. 또한 당신이 물질세계에 있는 한 당신의 자연의 순환과 '항구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법칙을 따르게 됩니다.
모습의 차원에서는 분리된 듯이 보이는 온갖 형상들이 탄생과 죽음, 창조와 파괴, 성장과 분해를 거듭합니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별이나 행성도 탄생과 죽음의 주기가 있습니다. 육체도 그렇고, 나무나 꽃도 그렇습니다. 국가나 정치 체계, 문명에도 흥망성쇠가 있습니다. 개인의 삶 속에서도 얻을 때가 있으면 잃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일이 잘 풀려서 번창할 때가 있는가 하면, 실패를 거듭하면서 시들고 붕괴될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것이 생기고 변화될 여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옛것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 시점에서 매달리고 저항하는 것은 생명의 흐름과 함께 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그 결과 고통을 받게 됩니다.
영적인 깨달음을 위해서는 반드시 하강 주기가 필요합니다. 실패를 하고 깊은 상실감이나 고통을 경험해야만 영적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모든 형상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은 삶의 상황에 불과합니다.
우주의 주기는 만물의 무상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조건은 매우 불안정하며 언제나 유동적이다. 무상함이란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조건과 모든 상황의 특징이다. 모든 것은 언젠가는 변하고 사라진다.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
나는 있는 그대로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나는 현재의 순간에 머무는 법을 배웠고, 모든 사물과 조건의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그리하여 마침내 평화를 찾았다.
삶에 저항하지 않는 것은 은총과 평화와 빛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