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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Days in Taiwan

[D+12] 가오슝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가오슝

by 이지현


가오슝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꼽으라면 가오슝 시립도서관을 꼽겠다.


단, 이건 순전히 내 취향을 고려한 것이니 주의할 것. 사실 가오슝 여행코스를 찾아봐도 도서관을 넣는 경우는 잘 없다. 그래서 나는 남이 짜놓은 여행코스대로 다니는 것을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살짝 마이너 한 취향이기에 내 입맛에 맞는 코스를 짜는 것은 인기가 없을 테다. 대부분 2박 3일이나 3박 4일의 짧은 일정에서 가장 즐기고자 하는 것은 쇼핑과 식도락일 테니.


가오슝에서 가봐야 할 곳들은 그래도 대충 다 둘러본 것 같아 오늘은 숙소 가까운 곳들 중 못 가본 곳들을 다녀왔다. 그중 하나였던 시립도서관. 사실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이게 포인트다) 생각 외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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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넣어가길 잘했다. 시간이 나면 공원에 앉아 책을 읽으려 했는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이 풍경을 앞에 두고 책을 읽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도서관은 아주 쾌적하고 마치 시중 서점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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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열람실은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부의 창은 대부분 통유리로 이루어져 밖이 훤히 내다보였는데, 탁 트인 시야 덕에 아픈 머리를 잠시 식힐 수 있을 듯했다. 그리고 맨 위층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길래 바쁘게 계단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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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도중 마주한 장면에 잠시 숨이 멎었다. 제법 성공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사실 도서관 위치가 중심가에 위치한지라 사방에 높고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통창으로 보이는 광경이 정말 장관이었다. 잠시 사진을 찍을 겸 밖을 내다보다가 해가 꺼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층 더 위로. 계단을 다시 바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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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당황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흡사 루프탑 바에 와있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 노래를 튼 것이 아닌가 했는데, 도서관 측에서 틀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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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은 아쉽게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온 김에 야경까지 보고 가려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밤이 되니 더욱 화려하다.


오늘은 가오슝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 날 이렇게 좋은 곳을 발견하다니. 아쉽지만 그래도 나만의 애정하는 장소를 찾은 걸로 만족해야지. 누군가가 내게 가오슝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물어본다면 대답할 장소가 생겼다.


드디어 내일 컨딩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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