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1. 그냥 찾아보면 된다.
삶은 익숙함의 반복이다. 매일 가는 학교, 직장, 카페, 음식점만 가게 되고, 매일 하는 것만 하게 된다. 전에 없던 새로운 일을 선택하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원래 아메리카노만 먹는 사람이 오늘 카라멜 마끼아또를 선택하려면 결단이 필요하다. 항상 집 근처 스타벅스를 가는 사람이라면 20분 거리의 새로 생긴 카페를 가기는 쉽지 않다. 온갖 것을 따지며 새로운 옵션들을 미루다 가도, 정작 새롭게 선택을 해보면 그 속에서 생경히 즐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 것은 꽤나 멋진 일이다. 취향에 기반하여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하나쯤 있으면 좋다. 하지만 그것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고집이 되거나, 새롭게 생겨나는 많은 것들을 모른 채 살게 될 수 있다. 즐길 수 있는 옵션이 많다면 모두 즐겨보는 게 낫지 않은가.
이번 주 나는 독서 중지를 하면서 7일 동안 글 읽기 대신 다른 감각을 일깨우는 일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어제는 오랜만에 좋아하는 카페에 가려고 준비를 하다가, 매번 익숙한 곳만 가게 되는 것 같아서 새로운 카페를 한 번 찾아보았다.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비건 카페가 있었고 다양한 비건 베이커리를 찾게 되었다. 처음 보는 동네를 향해 버스를 타고 가면서 생소한 풍경을 보고, 생소한 길을 걸었다. 카페에 가서 맛보지 못한 새로운 메뉴를 먹고, 프랑스어 노래를 들으며 프랑스어 공부를 조금 했다. 집에서 몇 걸음 나가지 않고도 여행을 온 느낌이 들 정도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나의 동네와 도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루한 이유는 단지 내가 더 부지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익숙함과 편안함은 우리를 게으르게 만든다. 앞선 예시에서, 나는 항상 가는 곳을 갈 수도 있었지만 조금의 관심만으로 검색을 해보기를 선택했다. 안 가던 길을 찾아보면서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약간의 변화조차 경계해야 할 신호로 느낀다. 우리의 몸은 편한 것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계 신호조차 흥미롭게 여기다 보면 새로운 기쁨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저 두세 개 정도의 단골 옵션만을 소중히 갖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것을 찾아볼 생각조차 못하고 만족하며 지내왔다.
원래 먹던 것 말고 새로운 음식을 도전해보고, 원래 입던 옷 말고 다른 스타일을 입어보는 등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도 약간의 새로움을 입혀볼 수 있다. 단지 필요한 것은 약간의 관심이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의 숙명인 듯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충분히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모르고 살던 것들에 대해 검색해보고, 배우고, 알아가는 겸손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