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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코끼리 이정아 Jul 09. 2023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데..

콩깍지의 위대함

누군가가 좋아지는 이유는 수만가지겠지만, 그 좋아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유도 수천가지겠지만 내가 이찬원을 좋아하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단연 그의 '귀여움'때문이고, 벌써 수년 째 이찬원이라는 어린 트로트 가수의 팬으로 나를 붙들고 있는 큰 이유 중의 하나도 그의 '귀여움'이다.


자기는 안 귀여운데 사람들이 자꾸 귀엽다고 한다며 의아해하던 데뷔 초의 그 모습마저도 귀여웠다.


이찬원의 매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20대가 40대 같이 말하고 행동한다고도 하지만, 그의 소소한 면까지 모두 보게 되는 팬의 눈에는 누구보다 귀여운 그를 알고 있고, 그래서 나이가 의심되는 취향이나 말투, 제스처마저도 귀엽기만 하다.


착해 보여서, 노래를 잘해서, 재능이 많아서 팬이 되었고, 덕질이란 것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유지되는 큰 이유가 바로 세상을 구한다는 이찬원의 '귀여움'이다.


작은 앙다문 입도, 처진 눈과 통통한 볼이 귀엽고, 웃을 때 한껏 드러나는 하얀 치아와 네모 모양의 입이 귀엽다. 미소 지을 때 예쁘게 올라가는 입꼬리가 귀엽고, 습관적으로 찡긋하는 코가 귀엽다.


조그마한 손으로 칼질을 너무 잘해서, 20대 남자가 김치, 된장을 담그고, 나물을 말리는 모습이 귀엽다. 나이에 안 어울리는 드라마, 영화, 책 취향도 귀엽다.

어릴 때부터 트로트만 부르고 트로트가수가 되고 싶었다는 꿈이 귀엽고, 결국은 그 길을 가고 있는 것도 귀엽다.


노래 부르며 무대 위에서 통통 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습도, 땀을 뻘뻘 흘리며 노래하느라 머리카락이 땀에 절은 모습도, 방긋방긋 웃으면서 팬들을 바라보는 눈빛도 귀엽다. 종알종알 에피소드를 친구나 엄마에게 하듯이  팬들에게 나누는 모습도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눈물이 많은 것도 귀엽고, 팬들 앞에서 쑥스러워하는 모습도 귀엽다. 못 추는 춤도 귀엽기만 하다.

콘서트 퇴근길에 뒤쪽 팬들에게도 인사하느라 방방 튀어 오르는 행동도 귀엽다. 행사장에서 어르신팬들을 유독 챙기는 예쁜 마음 또한 너무 귀엽다.


저음의 굵은 목소리나 경상도 남자 특유의 제스처와 상반된 'ㅇ'으로 콧소리를 내며 말을 끝내는 습관도 귀엽고, SNS 댓글이나 팬카페의 편지글 뒤에 늘 붙이는 여러 개의 빨간 하트 이모티콘도 귀엽다. '도마도, 남바, 하드..' 할아버지들이나 사용하는 단어를 무심결에 말하는 20대여서 귀엽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첫인상과는 다른 사교적인 성격과 리더십도 귀엽기만 하고, 초, 중, 고 12년 전교회장이라는 그의 과거 이력마저도 귀엽다.

전문가 못지않은 야구중계 실력도, 엄마 같은 요리 실력도, 작은 손으로 연주하는 피아노 실력도, 작곡 실력도 귀엽다.


이찬원과 같은 나이의 딸을 둔 내 눈에 아들 같고, 딸의 남사친 같은 이찬원의 모든 것이 나는 귀엽다. 어린 팬들이 멋있다고 하는 모습조차도 내 눈에는 그저 귀엽기만 하다.


이찬원의 엄마보다 네댓 살이 많은 나는 이찬원의 큰 이모 정도의 마음으로 그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조카를 바라보는 이모, 딱 그 마음인 것 같다.

착하고, 재능 많고, 애교도 많은 그 조카는 귀여움을 달고 산다. 가만히 있어도 오목조목 귀여운데 귀여운 짓만 하니 안 귀여울 수가 있나 말이지.


50대 내 눈에 아들 같고, 조카 같고, 딸의 남사친 같은 20대 이찬원이 귀여운 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40대의 이찬원도, 50대의 이찬원도 틀림없이 귀여울 것만 같다. 70대, 80대가 되어있을 내 눈에 당연히 그럴 것 같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때도 여전히 이찬원을 귀여워하며 팬으로 남아있을 것만 같다.


귀여운 사람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찬원이라는 어린 가수는 딱 좋은 내 덕질 연예인이 아닐 수 없다.

귀여운 연예인이 착하고, 재능 많고, 유쾌하고, 예의 바르고, 열심히 살기까지 하니 말이다.


글쎄,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잖아요! 귀여운 매력이 외모, 행동, 말투, 재능, 태도에까지 덕지덕지 온몸을 덮은 이찬원이 세상을 구하고도 남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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