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소리로 온다

by 노랑코끼리 이정아

언 밤의 모서리를 사각사각 달빛이 갈아내고

겨울이 사박사박 내 작은 정원에 내려앉는다


건조한 소리가 마른나무 사이를 서걱대고

차가운 소리가 살얼음 위에서 삐거덕대고

낮 볕을 타고 땅 위에 따사로운 소리가 내려온다


정원에 겨울이 소리로 찾아온다


새하얀 소리가 세상을 소복이 덮고

젖은 소리가 공기를 충만히 채우고

고드름 끝에는 뾰족한 소리가 매달린다


정원이 겨울을 청각으로 담아낸다



계절은 소리였다

겨울은 의외로 정갈한 소리였다


가까이에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내 정원에 넘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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