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하늘빛 배경 삼아
벗은 가지 얽기 설기 추운 침묵은
무채색 수묵화로 번지네
땅 속에 숨거나 땅바닥에 엎드린
웅크린 목숨들 틈에
에는 바람에도 맨몸을 드러내어
초연히 선 당당함이 오히려 갸륵해서
눈동자에 살얼음이 끼고 마네
찌르는 바람이 너무 아파서
속눈썹에 달린 고드름이 눈물로 녹아 흘러도
찬란한 봄을 끌어안은 너라서
색을 걷은 햇빛에도 미소 짓게 되네
마른 가지 앙상하게 죽은 듯해도
그 안에 물이 있고 잎이 있고 꽃이 살지
숨죽인 무채색 수묵화는
참은 숨 크게 내뱉으며
유채색 수채화가 되고야 말지
고통의 끝에 견딤의 끝에 얼굴 내미는 생명
우리가 버티며 살아내는 이유지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오고야 말지
살아지는 이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