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학교의 맛

일단 냅 둬. 일주일 뒤에 생각해

20.05.14

by 이준수


개학이 일주일 밀렸다. 3월에서 6월으로 한 주, 두 주 밀리더니 이제 9월 학기제를 이야기 한다. 9월이면 답이 있나. 막연히 2학기 즈음이면 코로나 잡겠지 하는 헛헛한 바람일 뿐, 백신과 치료제 없이 개학을 운운하는 건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희망사항이 공문으로 내려오면 찔끔찔끔 학사 일정과 평가 계획을 고쳐야 한다. 희망고문이다.


차라리 이태원 클럽 사태가 일찍 터져서 다행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규 확진이 지역 사회에 존재한다. 용인 66번 환자가 이태원에 가기 전 어떻게 감염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개학을 한다 말인가.


질병관리본부에서 누누히 개학반대입장 표명을 한다. 그러나 교사의 말이 교장의 고집을 꺾을 수 없듯 개학 결정은 방역 전문가 보다 정치인의 입김에 좌우되는 모양새다.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학교는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한정된 구역에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다수의 인원이 생활한다. 단체 급식을 하고, 배를 채운 성장기의 어린이는 에너지를 사방으로 내뿜는다. 그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는 고령자, 기저질환 보유자, 임산부일 확률이 높다. 바이러스가 학교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 기준으로 6월 8일이 개학 예정일이다. 교육부는 1학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단 하루가 되더라도 학교에 보내겠다고 한다. 완치 판정자의 재확진 사례도 드물지 않다. 이런데도,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 되어야 하는가. 개학을 강행한다면 무너진 코로나 방역의 현재상을 마주할 수 밖에 없다. 학교는 비난의 최전선이 될 것이다


그래도 뭐, 당장에 큰 걱정은 않는다. 중간 중간 무슨 이슈 터지면 여론 나빠지고, 교육부는 일주일을 또 연기 할 테니까. 아니나 다를 까 요새 툭하면 이 말이 입에 붙는다. 정신건강에 꽤 쓸모있다.


"일단 냅 둬. 일주일 뒤에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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