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빠르다. 문자로, 채팅으로 상담해 봐야 안 읽음 표시 지켜보느라 초조하기만 하다. 아이들은 궁금한 점이 생겨도 문자로 옮기는데 서툴다. 의문의 핵심을 적확한 단어로 잡아내기도, 겨우 조합한 문장을 스마트폰 키패드로 입력하기도 벅차다. 온라인 수업이 익숙해지니 아이들 마다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가 보인다. 이럴 때는 아날로그로 돌아가야 한다. 전화를 건다.
"몇 월 며칠 수업을 못 들었다고?"
"잘 모르겠어요. 아, 잠시만요. 엄마가 목요일, 금요일 이래요."
지난주에 치과 가느라 수업 못 들은 아이를 위해 새로 밴드를 만든다. 기존 밴드는 용량 제한으로 일주일치 수업만 남겨두고, 밀어내기 방식으로 과거 수업을 지운다. 물론 못 들은 수업을 다시 올려도 되지만, 타임 라인 수업 순서가 엉키고 알림이 과도하게 발생하여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준다. 그래서 별도의 보강 밴드를 운영한다. 문제 파악에서 해결까지 10분 걸렸다. 문자로 진행했으면 전후 사정 분석하는 데에만 하세월에, 동시다발적으로 밀려드는 다른 질문 답하느라 복장이 터졌을 것이다.
두 번째 통화는 국어 과제 1번 SOS다.
"115쪽에 1번 어떻게 해요?"
"책 펴고 같이 보자. ㅇㅇ는 평소에 알고 싶거나 궁금한 점 있어?"
"친구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요."
"그래 좋아. 그걸 적고 밴드 댓글 참고해서 친구들 의견도 적어줘요."
채팅으로 상담할 경우 교과서 사진 찍어 캡처 뜨고, 파워포인트로 화살표 넣어 글상자까지 달아줘야 한다. 반면 전화는 간단하다. 같이 호흡 맞추면서 말투에 묻어있는 아리송함, 망설임, 해결의 기쁨을 고막으로 느낀다. 과거 오프라인 수업을 할 때도 소리 내어 책을 읽었다. 저학년뿐 아니라 6학년 담임일 때도 그랬다. 눈으로 문자를 흡수하는 게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귀로 듣고, 눈이 따라가면 훨씬 편하다.
등교 개학 일정은 정해졌으나, 방역 지침 또한 확실하니 소리 내어 말하는 활동이 주된 수업은 힘들다. 마스크 벗고 말할 수 있는 지금,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나 실컷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