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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작가 Aug 13. 2022

건강이 행복의 열쇠이다.


행복은 누구나 원하는 감정이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운동, 독서, 영화감상 등 개인의 취미 활동, 심지어 돈을 버는 이유를 물으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행복'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것은 확실하다.     


2022년 8월 11일, 목요일은 내가 안과 수술을 받았다. 올해 4월 중순부터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더니 4월 말에 눈알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이 밀려 왔다. 급하게 안과에 갔더니 홍채염으로 안압이 정상 수치보다 약 3배가 높았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명은 고안압증이었다. 고안압증은 시신경을 훼손하고, 몸의 컨디션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한다. 이후 동네 안과부터 규모가 큰 안과 전문 병원, 종합병원 3곳 등 여기저기 병원에 다녀 보았으나 안압은 오르락내리락할 뿐 정상 수치로 안정화되지 않았다. 결국, 처음 고안입증을 진단받고 한참이 지나서야 A 종합병원에서 안압을 낮추는 수술을 받게 되었다.     


고안압은 단순하게 안압이 높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오른쪽 눈의 안압이 높아지니 세상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덩달아 마음마저 세상을 흐릿하게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조차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작은 상처가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기도 했다. 나에 대한 자존감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그냥 내가 싫었다. '내가 겨우 이 정도인가?'라는 생각이 항상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다. 몸의 상태도 급격하게 저하되어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을 잃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은 900냥이라고 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비싼 눈을 소홀히 해서 발생한 결과이니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최근 출간한 내 책, <50대 인생설계, 근육을 저축하라!>에는 건강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그 책을 다시 펼쳐서 읽고 있다.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격언이 있다. 아무리 잘 나고, 능력이 뛰어나고, 돈이 많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의미가 없다. 돈이 많으면 좋은 병원에서 훌륭한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을 수 있겠으나 그뿐이다. 삶의 질은 행복과는 멀어진다.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옮겨 가는 복도를 지나는 동안 계속 형광등 불빛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러다 아주 잠깐 창문 밖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너무 맑고 깨끗한 세상이었다. '만약 수술이 잘못되면 창문 밖의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자 여러 가지 후회와 슬픔이 밀려 왔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다.     


잃어 보지 않으면 그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기 쉽지 않다. 행복하려면 소중한 것을 잃기 전에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잘 지켜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건강임이 너무나 자명하다. 지금, 이 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온 시간이지만,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시간이다. 이 순간을 건강하게 살고 있는가? 그럼, 그 건강을 지키는 것이 모두가 원하는 감정인 행복이다.     


수술 침대에 누워서 사물을 겨우 분간하는 눈으로 바라보던 바깥 풍경은 가장 선명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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