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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작가 Nov 08. 2022

우울한 마음은 내 것이 아니다.

이 글은 공드린 뉴스(www.knewshop.com)에 투고하여 실린 글입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우울한 마음에 힘들어하는 지인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그냥 혼자 있다가 사라지고 싶어.”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지인은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다. 차가워진 날씨에 잠시 마음이 움츠러든 걸까?


서서히 겨울로 넘어가나 보다. 붉고 노랗던 나뭇잎이 바닥에 흩날리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는 날씨도 매우 쌀쌀해져서 외투의 깃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맘때쯤, 면역력이 떨어지면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 감기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여기저기서 콜록거리고, 몸살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인지 주변에서 감기 환자는 다행스럽게도 많지 않다. “독감 환자의 수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에 55.8% 감소했다.”라는 국민건강보험의 통계 발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이와 다른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에 5개 주요 정신과 질환인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ADHD, 틱장애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이전에 스트레스, 불안, 우울함, 걱정 등에 힘들었던 사람은 감염 이후에 오랫동안 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라고 발표했다. 이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린다. 감기가 오래 지속되면 폐렴으로 악화하듯이 우울증을 장시간 방치하면 매우 위험하다. 심혈관, 뇌 질환 등 각종 질병 발생과 면역력 저하로 건강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우울증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코로나-19도 원인의 하나이겠으나 나는 스트레스에 주목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가 바로 ‘스트레스’라고 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불안, 걱정 등도 일종의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스트레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면역력을 높여 주는 긍정적인 스트레스인 ‘유스트레스(eustress)’와 건강을 해치는 부정적인 스트레스인 ‘디스트레스(distress)’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우울한 마음을 극복하려면 디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물질수지(material balance)’라는 과학 용어가 있다. “내부에 들어온 물질의 양은 외부로 나가는 물질의 양과 내부에 남아 있는 물질의 양을 더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즉, 같은 수준의 스트레스가 나에게 올지라도 외부로 흘려보내는 스트레스의 양이 많으면 마음에 남아 있는 스트레스의 양은 적어진다.      


스트레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취미를 통해 재미를 느끼거나 독서, 뜨개질 등을 하면서 몰입하는 방법은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다. 운동하면서 몸을 계속 움직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글을 쓰거나 지인을 만나 얘기하면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을 털어내는 건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주변에 내 말을 잘 들어주고, 항상 응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없이 행복하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 보라. 그러면 그런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혼자 가면 누구의 방해도 없이 빨리 갈 수 있지만, 삶은 언제나 순조롭게 이어지지는 않아서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결국,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발생하고, 함께 해야 먼 길을 갈 수 있다. 스트레스도 이와 같다. 혼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좋지만, 사람과 함께 하면 더 효과적이다. 사람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도 많지만, 나를 스트레스에서 해방해주는 것도 사람이다.     


지금, 내 마음이 불안하다면 주위를 둘러보라. 나와 공감할 사람을 찾아서 내 마음에 잠시 머물러 있는 우울함을 함께 몰아내자.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쳐보자.     


"우울한 마음은 원래 내 것이 아니야. 감기처럼 잠시 머물다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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