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 산동백나무, Korean spicebush, 生薑木
나무에 관심이 생긴 것은 생강나무를 알게 되면서부터.
한번 만나게 되면 다시는 잊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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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의 경사 지대
Lindera obtusiloba Blume
3월, 4월
남한 전 지역, 황해북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중국, 일본.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원 지식정보]
숲해설가는 사람들을 이끌고 산에 들어가면서 나무와 숲이 주는 이로움을 설명해준다.
숲 생태계 동식물에 대하여 차근차근 설명하고
피톤치트도 맡으면서 몸과 마음의 기운을 차리게 한다.
숲 해설의 교육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사람의 호기심이 꼭 있어야 하는데,
숲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숲해설가는 숲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생강나무를 알려준다.
숲 해설사는 숲길에서 나뭇가지 하나 툭 부러뜨려 보온차에 넣는다.
처음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걷느라 다리 아파지기 시작할 때
해설가는 보온차에서 찻물을 내어 준다.
진한 생강차가 담겨있다.
사람들은 생강차를 언제 다 준비하셨냐고 물어보면
숲 해설사는 그제야 오는 길에 가지 하나 툭 꺾은 것이 생강나무고
생강나무 나뭇가지의 향이 우러나온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탄호성을 지른다.
숲 해설사는 덧붙이며 차나무가 자라지 않는 추운 지방에서는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비싼 차 대신 향긋한 생강나무로 차(茶) 문화를 누렸다고 말한다.
야산 흔한 나뭇가지 하나인 줄 알았는데 그 나뭇가지에서 생강의 향이 우러나고
그 향 때문에 이름을 생강나무라고 지었다는 이야기는 나무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숲 해설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착한 학생이 되어 졸졸 따라다니게 된다.
그 후로 산행을 할 때마다 숲 속에서 항상 생강나무를 만난다.
아니 비로소 생강나무를 알아본다.
그 나무는 숲을 찾는 사람을 반겨준다.
나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생강나무를 고르겠다.
생강나무는 이른 봄 산을 찾을 때 제일 반갑게 맞이한다. 봄에 진달래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붉은 꽃 노란 꽃을 피운다. 앙증맞은 노란색 꽃송이들.
생강나무 노란색 꽃은 산수유나무 꽃과 닮았다. 너무 비슷하여 꽃 모양으로 두 나무를 구분하기 힘들다.
굳이 구분하자면 생강나무 꽃은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피는 암수딴몸이고
산수유는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달린다. 생강나무 수꽃이 암꽃보다 다소 큰 편인데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다.
그것이 피곤한 일이라면, 산에는 생강나무가 스스로 자라고,
도시공원에는 사람들이 산수유나무를 심었다.
생강나무 잎은 3개의 잎맥이 크게 갈라지고 잎사귀가 3개로 갈린다. 또 어긋나기로 잎이 달린다.
어릴 때 잎은 하트 모양으로 생겼다. 그것이 자라나면 삼지창 모양으로 변한다. 잎자루 길이는 1~2cm 정도 되어 바람이 불면 하늘하늘거린다.
생강나무 잎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고 밋밋하다. 봄에 어린잎은 생으로 쌈을 싸서 먹을 수 있는데 다소 맵고 짠맛이 나 장 없이도 먹을 수 있다. 어린잎이 참새 혓바닥만큼 자랐을 때 따서 말리면 차로 마실 수 있어서 작설차라고도 부른다.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고 녹말가루를 묻혀 튀겨 먹을 수도 있다.
처음에 하트 모양의 잎을 보고 영락없이 사랑나무라고 생각했다. 잎이 자라면 처음에 하트 모양이었던 잎이 끝이 뾰족한 삼지창 모양이 돼간다.
시간은 사랑을 변하게 한다. 너를 바라보는 눈빛은 시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널 상처 준다.
생강나무는 우리 산야 지천에서 자란다. 그래도 검단산에서 망덕산 가는 숲길은 생강나무가 무리 지어 자란다. 봄에는 노란 꽃송이가 맞이하고 여름에는 잎사귀가 가을에는 꽃송이가 아닌 잎사귀가 노랗게 물들어 맞이한다. 검은 열매를 가지마다 매달고.
가을 생강나무 열매는 녹색에서 황색, 홍색, 흑색으로 점차 변해가며 익는다. 잎사귀와 열매가 가을이 깊어갈수록 다채로운 색을 띠게 되니 가을 숲길은 단풍나무 못지않게 생강나무가 즐겁게 해 준다.
생강나무와 산수유가 확연히 달라지는 시간은 가을.
산수유는 빨간 열매를 맺고, 생강나무는 검은 열매를 맺는다.
김유정의 봄봄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노란 꽃 동백은 생강나무를 가리킨다. 생강나무 열매로 동백기름처럼 머릿기름으로 짜서 이용해서 종종 동백나무로 불리기도 했다.
생강나무의 꽃말은 수줍은 고백.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서 주인공을 사랑하는 점순이는 생강나무(동백나무) 아래에서 엄청 적극적으로 구애한다. 주인공이 점순이를 여우 새끼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실, 생강나무 꽃말은 수줍은 고백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