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홀로 있기

by 이광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세상에 어둠이 내리면 혼자 있는 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공간을 두어야 나무가 서로 잘 자라듯이, 오늘 하루 내가 했던 수많은 생각들이 질식하지 않도록 생각과 생각 사이에도 공간을 두려 한다. 생각이 숨 쉴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 주려 한다. 오늘 하루 내가 했던 수많은 말들이 질식하지 않도록 말과 말 사이에 공간을 두려 한다. 생각과 말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려 한다.



밤이 되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떼어놓고 생각과 생각 사이의 공간을 그저 거닐고 싶다. 거닐되 침묵하려 한다. 이미 정신없이 입 밖으로 보내어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말들이 아직도 어딘가에 내려앉지 못하고 떠돌 것 같은 생각에서다.



그래, 되도록 말을 많이 하지 않기로 하자. 말을 많이 하면 허기진다.

진솔하지 않은 말은 사람을 허기지게 한다.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할 가벼운 말들은 사람을 허기지게 한다.

오늘 내가 뱉은 말들의 무게를 나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한 날이면 허기가 몰려온다.

그래, 되도록 말을 많이 하지 않기로 하자.

진솔하지 못한 말은 공해가 된다.

너무나 가벼워 어디에도 다다르지 못할 말은 하지 않기로 하자.

허황한 말은 하지 않기로 하자.

사람까지 허황해진다.




내일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오늘보다 더 자유롭되 진중하기를, 그리고 평화롭기를……


“인간의 모든 불행은 홀로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없는 것에서 시작된다.”

블레즈 파스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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