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수연아!려원아! 우리집은 처음이지?!

2019.11.10.해날

by 이길 colour





[수연아!려원아! 우리집은 처음이지?!_딸아이 제작]


주말 내내, 헐떡였다.

딸아이와 친구를 모시고 다니며

그들의 새로운 세상을 엿보고,

꽤나 알쏭달쏭하지만

신비로운 8세 아동여성들의 취향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자랐던 때와 달리

학원을 가야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소문에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꽤나 큰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나 자체가

사회적 관계에 그리 능숙하지 못한 탓에

전천후 엄마들 사이에 끼이면

주눅이 들고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기 일쑤였다.


나의 소심한 유전자가 딸아이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란 생각에

경쟁보다 함께할 줄 아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조그만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냈다.

한 학년에 4개반 정도가 있었고,

상대방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익숙한 눈매에 웃음을 보낼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학교였다.

딸아이는 왕성한 땡깡과 고집을 보이는

집안에서의 모습과 달리

얌전, 성실, 배려하는 제2의 전혀 다른 인격을 형성하며

학교에 재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딸아이는 학교와 이를 둘러싼 다양한 것들에 만족스러웠지만,

학교와 집의 거리가 편도 1시간 정도 걸리는 바람에

수업 이후 친구들과 놀이터 유목민 생활을 즐기지 못함을

내내 아쉬워했다.


나름 고민에 고민을 더하던 끝에

딸아이가 선택한 대안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어머니도 와보지 않은 집에

낯선 누군가를 초대하고 돌봐야 한다는 것은

엄마인 나에게 큰 짐이었다.

그럼에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울먹울먹거리며 서론을 길게 늘어놓는 딸아이의 항변에

나는 주저없이 무너졌다.


주말 시간을 내어 방문한

8세 아동여성들은

예민하지만 무턱대고 까다롭지 않았으며

자기의 의견을 정확이 이야기했다.

반신욕과 인형돌보기, 파스타를 즐기며

자기들만의 역할놀이와 비밀스런 잡담,

최근 즐기는 애니를 보며

사뭇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자기의 편향,

갓난쟁이 동생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공유 등

놀라운 일상을 엿들으며,

때론 웃음을 참느라 혼났고

때론 진지한 그녀들의 사생활에 격하게 공감했다.

과거 나의 8살과는 다른 것이 분명했다.


그녀들이 공유하는 일상과 잡담은 충분히 가치가 있기에

돌보는 시간이 내내 행복했다.

요리는 꽝인 엄마를 위해 나온

최근의 반조리 상품들은

그녀들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켰고,

만족스런 표정으로 음식을 대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안심시켜 주었다.

앞으로 그녀들의 흥미진진한 일상을

엿들을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주어지길 기대하며,

자발적 시녀로서의 1박 2일이 즐거웠음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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