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그런 풍경과 마주했을 때, 기대도 못했던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 것처럼 기쁠 수가 없다.
그런 날은 반가운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날이다.
오늘은 이런 풍경을 만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랜드캐년을 방문한 이튿날 집으로 오는 길에 만난 곳이니 만 일 년 전 일이다.
여기서는 잠만 자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집으로 가는 길에 괜찮은 곳 만나면 들렸다가, 좋은 경치 만나면 좀 쉬기도 하고, 어디 그늘진 빈 의자라도 있으면 잠시 앉아 점심도 먹으면서 소풍삼아 가려고 했다. 묵었던 마을 산책이나 할겸 검색해서 찾아낸 곳이 바로 왓슨 호'다. 입장료 3불을 내고 안으로 들어서니, 휴일 치고는 좀 이른 시간일까?
주차된 차가 몇 대 없었다. 얼른 보고 출발하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완만한 경사로의 끝머리에는 팔각정처럼 생긴 구조물이 보였고, 그곳에 한 쌍의 연인이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잠시 주춤 거리다가 호수가 잘 보일만한 곳으로 이동했다. 호수를 내려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의 아담한 호수가 마치 조각된 바위들로 병풍을 쳐놓은 듯한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저 "아!"하는 감탄사만 터져 나올 뿐 말이 나오질 않았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그동안 봐왔던 호수들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왓슨 호'는 우리에게 '왔어?'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오밀조밀한 바위 언덕들 사이에 제방을 만들어 생긴 인공호인데, 그 경치는 말로 표현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