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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국 May 09. 2016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쌍방향 소통

갑을 관계를 바라 보는 시선

조직에 소속되어 기사를 쓰다 보면 가끔 갑(甲)을(乙)의 관계에 처해질 때가 있다. 기자인 나는 당연히 을이고, 갑은 해당 매체의 데스크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일방적 소통에서 비롯된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 이상으로 역할을 요구하거나, 기자의 동기유발을 이끈다는 명목 하에 일방적으로 규정을 바꾸는 일도 존재했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참 많은 갑을 관계가 있다.  삶이란 동전의 양면성과 같아서 누구 할 것 없이 때론 한없이 작은 을이 되고, 가끔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갑의 위치에 오르기도 한다. 따져보면 젊은 나도 을로서만 지낸 건 아니었다. 학교 선배라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 관리자라는 이유로 지시하고 명령했던 때도 있었다. 학교에서 동아리 모임 성과를 내거나, 회사에서 고객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일방적으로 나의 지위를 활용했다. 돌이켜 보면 이것은 충분히 갑의 모습이었다.


내가 이때 느낀 것이 있다면, 이러한 방법이 결코 조직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내가 계획했던 대로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불만만 높아졌다. 조직이 개인의 전유물이 아닌 공동체가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일방적인 의사소통이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후배들이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위해, 내가 그들에게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것은 그리 큰 효과가 없었다. 그 보다 열린 마음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고, 그 일을 개인의 역량에 맞게 끔 부여해 주는 게 중요했다.

내가 어린이대공원에서 아르바이트생 관리자로 일했을 때도 비슷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손님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차등적으로 인센티브를 줄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 모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알았다. 상대방을 위한다고 했던 요구와 행동들이 결국은 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나의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바라봤을 때, 자연스럽게 성과는 따라왔다.


그 중심에는 자발성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그로 인해 자발성이 보장될 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자발성은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수평적 구조에서 더 잘 나타난다. 굳이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도 함께 더 오랫동안 자율적으로 일하고, 별도의 교육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고 새로운 것을 제안할 수 있는 것도 자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더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수직적 구조의 일방향 관계와는 분명 비교되는 점이다.


자유의 대가는 크다. 항상 그래 왔고 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나 혼자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아니란 걸 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대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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