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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발 Sep 02. 2018

부지런해지는 주택에서의 삶

솔직한 이야기



주택에서 살겠다 말하면 주변에서는

"부지런해져야 할 텐데.. 할 수 있겠어?"

"생각보다 주택은 일이 많아 쉽지 않을 텐데.."


주변의 걱정과 우리의 도전정신 속에서

두려워하던 주택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노후화된 주택의 이사 전에 리모델링으로 조금은 만지고 고쳐주었지만, 그래도 이사 후에 소소히 할 일들이 많았다.

그런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다.


1. 집의 숨구멍 갈기 

우리 집은 초기 건물을 지은 분이 설계하시기를 방에 각각 큰 숨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그 덕에 30년 된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결로, 곰팡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이 숨구멍들은 플라스틱으로 외부벽에 마감이 되어 있었는데

 

집에 이사 온 후 우연히 만져본 이 숨구멍이 시간에 삭아서 가자처럼 으스러졌다.

외부 페인팅을 할 때는 튼튼해 보였던 숨구멍은 사실 시간에 낡아 있었던 것.


모든 주택 리모델링이 끝나고 가뿐하게 이사를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공사할 일이 생기다니 이것을 안 순간 나는.. 정신이 붕괴되었다.


원래의 숨구멍
새롭게 교체한 숨구멍



하지만 다시 힘을 내여 숨구멍 하나를 빼내 지름을 재고, 그것을 을지로 철물점에 가져가서 지름과 용도가 맞는 숨구멍을 찾아다녔다. 다행히 여러 개의 철물을 산 단골 철물점에서  지름과 용도가 딱 맞는 숨구멍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을 찾아 대략 20개의 숨구멍을 구매한 후, 이 숨구멍을 실리콘을 쏘아 교체해줄 작업자를 찾았다.

새시를 한 업체에서 작업자 분을 보내 줄 수 있다 하여서 그분들과 빠르게 숨구멍을 교체해 달았다.


이렇게 일이 해결되었다.



2. 귀찮다고 생각되는 건물의 청소는 그때그때 


 아파트에 살면서 마주치는 건물을 청소하시는 분, 그리고 경비원 아저씨... 그분들 덕에 항상 아파트가 깨끗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주택에 가면..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 없이 온전히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다.


집안 청소도 힘든데 외관 청소라니...

이사 후 왠지 힘든 삶이 예상되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이유는 집안 외관 청소라 해봤자  큰 길가와 복도 쓸기인데

이것을 따로 시간을 내서 하기보다는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집에 올라가기 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한 번씩 쓸면 쉽게 , 깔끔하게 유지되었다.


폭염이 쏟아지던 어느 날,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던 길 대문 앞에서 나는 멈추었다.

쓰레기가 곳곳에 보이는 집 앞마당과 차도를 보고,  계단에 가방을 던져 놓았다.

슬슬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마당과 차도를 준비를 했다.


맨 인 블랙에 나오는 선글라스를 쓰고 마당을 쓰는 내가 신기했는지 옆집 아저씨, 길가던 초등학생이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 초등학교 아이에게 마당을 쓸면서 웃음을 지으며 눈인사를 했는데

그 초등학생은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빠른 걸음으로 우리 집 앞을 벗어났다.



이러한 부지런함 덕분에

이사온지 두 달, 우리 집은 주변 부동산과 이웃들에게 깔끔하고 예쁜_관리가 되는 집으로 통한다.



따로 시간을 내기보다는  자투리 시간을 내어 청소를 하면, 두려움을 가지던 집 주변 청소도 쉬워진다.


나는 조금의 부지런함을 더해서 주택에서의 삶을 적응해간다.  






3. 다가구에서 세입자 분들과 산다면.. 정리할 것들.

 어제 있었던 일이다.세입자 집인 101호에 기존에 살던 분이  이사를 나가고 새로 들어왔다.

 전기세, 수도세 등등 여러 개를 잘 정리하고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저번 달부터 102호 세입자 집으로 전기세가  중복되어 나오고 있었다. 102호 분은 이미 전기세를 내고 있었던 상황... 알고 보니 중복되어 나오는 전기세는 잠시 비워있던 101호의 전기세였다. 그런데 전기계량기 상의 이름이 호수가 바뀌어서 102호 이름으로 전기가 나온 것이다.

나는 토요일이었던 어제, 한전에 전화해 상황을 이야기하고 파악했고, 정정을 신청했다. 또한 각 세대의  정확한 계량기 확인을 위해 전기계량기를 꼼꼼히 읽으며 파악했다.  

결국 일을 해결했고, 중복 부과된 전기세는 101호로 이사 온 분과 비어있던 기간은 우리가 내면서 일이 해결되었다.


위처럼, 다가구에서 세입자들과 함께 살면 해결해야 할 일들이 조금씩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이 일어난 순서를 파악하고 관련된 정부기관 (예를 들면 주민센터, 구청 등)의 도움을 받으면, 일은 해결된다.






위의 일들을 겪으면서 "나는 이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해결할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주택을 관리하게 되었다. 긍정적 마음을 가지고 집이 이야기하는 문제들을 해결해가며, 돌보며, 나는 그렇게 부지런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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