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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우열반의 숨은 뜻은...?

맞춤형 교육 vs. 차별교육

by 이순 Mar 27. 2025

학교, 학군, 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관찰을 기록한 것입니다.




초등학교부터 우열반이 있다고 하면 

"영재반에 들어가는 게 우열반 아닌가?" 하는 부류와

"초등학교부터 우열반이라니 너무 심한 거 아냐?" 등의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럼 미국 공립학교가 초등학교부터 우열반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효과는...


영재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다른 글에서 다룬 바 있지만 공립학교에서 제공하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정규과정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는 수업이 아니다. 일반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전혀 다른 수업으로 똑똑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재미를 잃고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이라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때문에 IQ가 좋다고 영재반에 들어가서 그 수업 듣느라 일반수업을 빠지면서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예는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미국 공립초등학교에는 수학과 영어에 우열반이 있다.


수학 우수반은 영재반의 형태에 가깝다. "Math Enrichment Class" 

이 클래스의 수업 내용은 일반 수업과정이나, 심화과정이 아니며, 선행학습은 더더욱 아니다. 어려운 퍼즐 문제 또는 수학올림피아드 문제 등을 한 두 문제씩 다루는데 문제를 소화하는 학생이 다른 학생들 앞에서 자신은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설명해 주는 형태의 수업이다. 담당 선생님은 가이드만 할 뿐 진도를 나가는 목적은 없다. 많은 문제를 풀지도 않고 수업시간도 격주에 1시간 정도다. 결국 똑똑한 학생들을 교실에서 분리해 다른 방식으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동안 일반교실의 담임들은 나머지 다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는 게 나의 추론이다.




다음은 영어 우열반이 있다.

영어 우열반은 초등 3학년부터 시작하고 모든 학년에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placement test"라는 시험으로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파악한다.

이 시험 결과로 4개의 우열반을 편성한다. 티어 1부터 티어 4로 나누는데 티어 1이 가장 우수한 반이고 티어 4는 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들 반이라 하겠다.  수업은 한주에 한번 50-60분 수업을 한다.

각 학년이 주로 4개의 반이 있으므로 모든 선생님이 한 반씩 맡아서 가르치는 셈이다. 수업내용은 같은 주제를 배우는데 글밥의 차이가 다른 텍스트를 가지고 수업을 한다고 보면 되겠다.

예를 들면 '티어 1' 반은 텍스트의 설명이 풍부한 책을 연상하고 '티어 4'는 어린이 그림책 수준의 텍스트가 단순하고 쉬운 정도로 생각하면 적당할 듯하다.


영어 우열반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효과적으로 향상하며 낙오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에 주목적이 있는 것 같다.(No Child Left Behind Act - 2002)

학교는 모든 학생이 일정이상의 성취를 달성해야 하는 목표도 맞춰야 한다.(Every Student Succeeds Act - 2015) 우열반의 수업은 일반교과과정 시험과는 상관이 없다. 우수반에 있는 것과 교과성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상관관계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우열반의 효과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진 못했다. 하지만 학교는 교육적인 효과가 있으니 계속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 여긴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로 같은 그룹을 형성해 가르치는 것이 맞춤형 교육에 부합되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학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우수반에 못 들어가서 자존감을 상하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로 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도 없는 듯하다.


아이가 졸업하고 우열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우열반을 직접 경험한 학생으로서 아이는 "우열반은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하게, 못하는 학생은 더 멍청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4개의 반으로 나눠서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을 가르친다 해도 한 반에 20명이 넘는 학생을 돌본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인원이며 한주에 한 시간 만나는 선생님이 모든 학생을 각각 세심하게 살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 학생 개개인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느냐가 아이의 학습 성취도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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