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기>
시작은 우연이었다. 설날 늦은 아침을 먹은 후 동네 찜질방 뜨끈한 바닥에 넷이 나란히 누우면서였다.
“담주 시간 어때?” 아들의 한마디에 해석은 각자 몫이었다.
아빠는 남도 1박쯤으로 받았다.
엄마는 일본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딸은 어느 곳이든 성사만 되면 좋다 ‘ 였다.
정작 말을 꺼낸 아들은 2월 말 한 주를 휴가 신청한 상태였다.
“그래 가자”
아이들이 각자의 직장으로 취업하여 분가한 후, 우리는 각자의 일정으로 해외로 나갔으나 넷은 주로 국내여행이었다. 더러는 여행지로 나중에 합류하고 더러는 먼저 나가는 일정으로 잠깐의 동행을 주로 한 것이어서 이번 여행은 한껏 기대가 되었다.
무엇보다 뒷방으로 밀려날 우리를 은근히 기대하며...
가족방 단톡 덕분에 5일 정도 다녀오기로 합의한 여행은 정작 엉뚱한 곳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만료된 여권을 갱신하지 않은 일인.
그래도 해 보기로 했다. 설날 연휴가 끝나는 목요일에 구청의 문이 열리기 전 대기해 급한 사정을 얘기하고 여권이 도착하기 전 우선 항공편을 예약했다. 예약 후, 만 하루가 지나기 전 기재사항 정정신청이 가능하다 하여 실낱같은 기대를 걸었다.
“모든 우편물 중 최우선 배달”이라는 빨간 메모가 기재된 여권은 월요일 오전에 도착했다.
아들은 항공편, 딸은 숙박과 투어, 아빠는 유튜브의 정보로 동선을 챙기면서 다낭과 호이안여행은 일사천리로 추진되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은 가능해졌다.
출발은 수요일이다.
내 유년의 기억에 깊이 아로새겨진 먼 나라, 하지만 내 가까이에 있던 나라로.
월남전에 참전한 막내 삼촌과 여명의 정화수와 할머니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