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목마른 아이 1

인정에 대한 욕구

by 이수하

연약한 자아는 타인의 인정에 목마르다. 스스로 서있지 못하는 자아는 휘청거리며 타인에게 의존한다. 나는 있는 그대로 가치있는 존재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해주지 못했다. 내가 하지 못하는 얘기를 누군가 내게 해주길 바랐다. 사실 단순히 바란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간절했다. 아이일 때 들었으면 좋았을 말, 그 빈 자리를 이제 스스로 채워본다.

나는 있는 그대로 가치있는 존재야. 나의 존재성 자체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돼.




인정에 대한 욕구, 성취에 대한 욕구는 사람을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게 한다. 그러나 언제나 모든 건 과도할 때 문제가 된다. 나에겐 건강한 내면적 확신이 없었다. 스스로에게 관심이 없었고 그저 끌려가는 대로 살았다. 남들처럼 살면 되는 줄 알았고 그래서 나의 기준은 타인이었다. 타인의 평가에 나의 가치를 맡겼다.


행복하지 않았다. 행복할 수가 없었고, 정말이지 불행했다. 특히 나는 엄마의 평가에 매달렸다. 엄마의 인정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그래서 엄마와 나는 전혀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생각한 인생의 로드맵에 나를 억지로 끼워맞췄다. 좋은 교육, 상위권 대학, 안정적인 직장, 남부럽지 않은 결혼이라는 로드맵이 나에게 맞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훗날 모두가 이런 로드맵대로 사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불행이 한도 초과가 됐을 때 나는 완전히 무너졌고, 나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기 시작했다. 방향을 틀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여기에 배낭여행을 혼자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나는 운좋게도 너무나도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됐다.


양손에 아이들 손을 잡고 인도를 여행한 한국 아주머니 싱싱의 자유로움,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포토그래퍼의 길을 선택한 베트남 잔디언니의 도전, 자기 인생에 대한 보상으로 처음으로 혼자 해외 한 달 살기를 도전한 대구 아주머니의 총명한 눈빛, 잘나가던 인생에서 대뜸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인생을 선택한 그녀의 응원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나의 행복을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내가 어떤 걸 할 때 행복한질 알게 되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보였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점점 선명히 보이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행복한 일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유익을 주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그것은 나에게 강한 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그 길을 걷다가 보니 우연치 않게 작은 성취들이 따라왔고, 작지만 의도치 않은 성취들은 나에게 경험해보지 못한 큰 기쁨을 주었다. 내 안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보석이 점점 반짝반짝해지는 것만 같았다.

월, 화, 수,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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