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고통

by 무정인

한강 작가님의 연설문에서 와닿은 문장들.



바로 그 점이 나는 좋았다. 그렇게 맞바꿔도 좋다고 결심할 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 속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 나에게 상담도 그렇다. 내담자와 함께 그들의 절실한 질문들 속에 머무는 것이 좋다.


응시하고 저항하며. 대답을 기다리며.

- 지금 현 시국에서 응시하고 저항하며 일상을 살아가야지.


인간의 가장 연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그 부인할 수 없는 온기를 어루만지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마침내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이 덧없고 폭력적인 세계 가운데에서?

- 가장 좋아하는 문장. 이 또한 상담과 연결된다. 내담자의 가장 연한 부분을 함께 들여다보고 온기로 어루만지는 과정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선물 같다.


바람과 해류. 전 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 연대감이라는 단어가 자꾸 생각나는 요즘. 너와 나를 나누지 말고 부디 연결되어 있기를....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 사랑과 한계. 도윤이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한 존재를 이토록이나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 폭력과 고통과 사랑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 상반되는 단어들의 집합이 왠지 모르게 그냥 받아들여진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당연한 일이지.



천천히 더 읽어보고 싶은 글이다. 차분한 한강 작가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나는 좋은 것만 있기를 바랐다. 안 좋은 부분은 다 숨기고 억눌렀다. 하지만 눌러온 압력만큼 강력한 힘으로 어둠이 튀어나와 버렸고 번아웃이 오고 조울증이 시작되었다. 이제야 조금 알겠다. 빛과 어둠은 한쌍이라는 것을. 어둠이 없는 빛은 없고 빛이 없는 어둠도 없다. '모순'이 떠오른다. 양 극이 함께 공존하는 우리의 인생. 어느 하나만 집착하려 하지 말고 내게 오는 모든 것들을 경험해야지 싶다. 사랑의 마음을 간직한 채로 말이다.


발목에 금이 간 것이 속상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요즘 참 감사하다. 시국은 이렇게 어지러운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선뜻 도움을 준다. 사람 한 명 한 명의 일상 속 따뜻함이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거대담론 앞에 무력해지지만 결국 승리하는 것은 개개인의 사랑이라 믿는다. 일상 속에서 더 사랑하며 베풀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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