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서 시작한 일이건, 해야 할 것 같아서 시작한 일이건, 막상 회사에 가서 일을 하다 보면, 일의 흥미를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 생각한다. '나는 이 일이 적성에 안 맞나 보다. 회사가 나와는 맞지 않는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다는 것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다. 해당분야를 공부하고 그 분야로 취업이 되었지만, 일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요소는 적성 이외에도 많다. 직장에서 자기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없고, 상사도 자기를 인정해주고 의존한다면 그 사람은 회사일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고, 이 모든 것은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반대로 주변 사람들이 자기보다 일을 더 잘하고 상사가 그들을 더 의존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나면 일에 흥미를 잃게 되고, 더 나아가서 적성이 안 맞는지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그 회사를 떠나거나 전혀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즉, 자신만의 생각이든 아니면 상사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업무성취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보다 일을 잘하면 자신이 못나 보이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만큼 일을 단시간에 완벽하게 마무리 짓지 못하면 자부심이 높아진다. 그래서 회사에서 같은 레벨에서 자신보다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 보이면 신경 쓰이고, 그에 못 미치는 자신을 탓하면서 의욕이 감퇴하게 된다.
한 팀을 10명이라고 보면 대체로 2명 정도가 일을 잘한다. 나머지는 주어진 일만 무리 없이 마친다. 자신이 주어진 일만 마치는 직원이라면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는 것도 슬기롭다. 일 잘하는 소수에 들어가야 직성이 풀린다면,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월드컵 국가대표처럼 매 게임마다 분석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이란 팀에서 일 잘하는 20%에 들어가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추천도서다.
그 20%에 들어가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직장에서 잘리지 않을 정도로 오래 다니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금씩 천천히 일에 열성을 투자하고, 나보다 일 잘하는 팀원이 있다면, 그를 존경해주고 손뼉 쳐주고 거기까지만 해주면 된다. 그와 자신을 비교하는 순간 일의 흥미는 떨어지고, 마음이 빈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