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dolf Apr 12. 2021

다시 떠나는 님

[아주 슬픈]을 시작하면서

다시 떠나는 님               

  -- [아주 슬픈]을 시작하면서



듣난다 보이난다 가시는 걸음걸음

엊그제 오셨어도 외면코 돌아서니

멀리서 행여달려가 붙잡을까 하여다     


어젯밤 남의손에 보내온 님의서찰

코끝에 숨이걸쳐 손떨며 펼쳐보니

떠나도 기억한단말 눈물왈칵 쏟으다     


님떠난 고갯마루 올라가 멀리보니

아직도 남아있는 발자국 긴긴길에

내님아 가지만말고 돌아서서 날보소     


저멀리 님그림자 갑자기 걸음멈춰

행여나 돌아설까 머뭇다 다시가니

아스라 내맘무너져 그자리에 앉으다     


님이여 내님이여 가시건 가시이소

달밤에 여치울음 또르르 울랴거든

한울음 언덕우에다 남겨두고 가소서       




('아래아[]' 글자가 입력이 안 되어 '난'과 '한'으로 표기했습니다. 

첫 행의 '듣(난)다, 보이(난)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행의 '(한)울음'에서 

각각 (난)과 (한)의 'ㅏ' 발음이 모두 '아래아[]'로 표기되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아주 슬픈] 제1화로 이어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