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 난리

by 이태우

물은 소중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공기, 음식처럼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죠. 물은 식물을 살리고 동물에게도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입니다.



대단지 아파트에서 물은 밥을 짓고, 씼으며, 변기의 오물을 흘려보내는데 사용됩니다. 만약 월요일 아침처럼 물을 사용할 일이 많을 때, 갑자기 물 공급이 안될 경우 주민들의 불편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제가 근무하는 날 있었습니다. 당직하는 다음 날 아침에 물이 안나온다는 주민들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출근과 등교를 위해 가장 물이 필요한 때, 단수가 되의 버린 것이었습니다.



아침 6시 10분 조금 지난 시간이었고, 저는 그때 당직 기사 중 전화받는 업무를 주로 하던 날이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이 안나온다, 밥을 해야하는데, 아이들을 씻겨서 등교시켜야 하는데 갑자기 물이 끊겼다 등이 전화의 대부분이었어요.



당직 기사 세 명중 한명은 단수된 세대의 저수조 탱크의 급수 밸브를 열기 위해 펌프실로 급히 이동했습니다. 급수 밸브를 열어 저수조에 물 공급을 수동으로 시켰습니다. 물이 차면 세대의 단수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었어요.



이 단수 사건의 원인은 해당 조수조의 자동급수밸브의 노후화로 인한 작동 이상이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일이었습니다.



사실 단수의 징후는 그 전날인 일요일에 이미 있었습니다. 제가 아침에 저수조 수위를 체크해보니, 단수가 된 해당 세대의 저수조가 20%대 초반이었습니다. 그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비했더라면 이 사태는 피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저를 포함한 당시 당직했던 기사 두 명은 경위서를 작성했습니다. 입사 초기였고. 사건의 원인이 배관의 노후화여서 억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관리사무소에서는 하루 한 번 하던 저수조의 수위 체크를 세 번으로 늘렸습니다. 현재는 문제의 자동급수배관도 설비업체를 불러 해결했습니다.






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입니다. 한국은 석유는 한 방울도 나오지 않지만, 그것보다 더 소중한 물이, 그것도 고품질의 물이 나온다고 중동 어느 나라 사람이 말했다고 합니다.



공기와 물 그리고 전기는 언제든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약간의 시간이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해지고, 심지어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어떤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이것과 관련된 작은 시그널이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습니다. 보험 업계나 위험관리 분야에서 이것을 자주 인용하죠.



대형 사고와 관련된 징조, 징후, 단서 등을 고양이의 청력과 개의 후각으로 잘 발견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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