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건 얼마나 어려웠는지 모르지만
닫히는 건 얼마나 쉬운지.
붙잡을 너도
붙잡히지 않을 나도
세상의 강풍에 휘둘려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있을 뿐이야.
날 찾으러 온 너는
어딜 그리 바쁘게 갔다 왔는지
신발은 까맣게 젖어있었어.
너에게서 멀어지려 했던 나는
어딜 그리 달려 나갔는지
맨발이 빨갛게 익어있었지.
마지못해 너에게 닿으려는 듯
닿지 않으려는 듯
나의 손은 허공을 휘젓고 있었어.
어떻게든 나에게 닿으려는 듯
지금 닿지 않으면 다신 닿지 못할 거라는 듯
너의 손은 필사적으로 허공을 잡고 있었어.
나를 데려가는 필연에 감사하며
너를 떠내 보내게 해주는 필연에 감사하며
나는 묵묵히 올라갈 뿐이야.
다신 너에게 닿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