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간식으로

빛/그림자_300자 소설

by 이월

뜨거운 여름 빛이 저문 저녁, 발끝에서 길어진 그림자를 보면 십 년 전 승아와 문제집 붙잡고 앉았던 때가 떠오른다. 그땐 모르는 미래로 막막했고 불닭이나 치킨, 피자로 털어낼 수 있던 때였다. 체육관 바닥에 내 그림자가 늘어져 있는 걸 보고 승아가 킥킥거렸다.


“그림자 다 컸네. 독립 선고하겠다.”


나는 그림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시험도, 장래희망도 모르겠다.”


승아는 그림자를 발끝으로 툭 찼다.


“그럼 해보고 싶은 것부터 해. 괜히 복잡하게 굴지 말고.”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럼 일단 매점부터?”


콜. 불닭 사라.”



[소제목에 적힌 주제 (빛/그림자)에 맞춰서 300자 이하로 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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