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은 교사들에게 이제 좀 어색한 날인데요. 스승이라는 호칭도 안 어울리고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카네이션조차 기대하지 않는 게 마음 편한 시대가 되었고 재량휴일로 지정해 선물을 원천차단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씁쓸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합니다. 어느 스승의 날 옆자리 선생님께 졸업한 제자가 깜짝 방문을 했습니다. '그냥 한없이 행복한 오늘!'이란 글귀가 새겨진 직접 만든 수제 머그컵을 주었습니다. (직접 만든 선물은 종이로 접은 카네이션처럼 법에 저촉되지 않아요). 그런데 그 샘의 환한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교직에서 본 선생님들의 표정 중에서 가장 밝으셨어요. 샘들이 바라는 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음의 표현이란 걸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