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기록 #12
감추어 본다
최신 유행의 화려한 옷자락 속에
온갖 미사여구로 수식된 평판 속에
장서(藏書)들로 쌓아 올린 성벽 속에
아무도 듣지 않는 지난 세기의 선율 속에
나약함도, 미숙함도, 남루함도, 조야함도
모든 것이 들통나버릴까 두려워
떠오르는 태양의 눈초리를 피해
안락한 그림자 속으로 숨어든다
감추지 않으면 너무나 부끄럽기에
내가 되지 못한 나, 나는 그것이 가장 부끄럽다
방황을 동경해 홀로 30개국을 떠돌았고, 두 차례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작으로는 장편소설 『레지스탕스』와 『서울 이데아』등 7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