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기록 #17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길을 나섰다
머나먼 이방의 끝, 사막을 떠돌았고
머나먼 이방의 끝, 초원을 헤매었고
머나먼 이방의 끝, 바다를 표류했다
하지만 지친 몸과 상처입은 마음은
편히 쉴 곳을 찾지 못했다
아늑한 고향은 아득할 뿐이었다
현자를 만나 물었다
제 고향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가 답했다
이미 너는 고향에 있지 않느냐
너는 방황이라는 고향에 도착한지 오래이다
너는 그저 광활한 고향을 알고 싶었을 뿐
아, 왜 알지 못했던 걸까요
나는 방황 속에서 나고 자랐다는 것을
아, 나의 고된 방황이여
왜 이리 광활하고 끝이 없단 말인가
아, 나의 슬픈 고향이여
나는 무릎을 꿇고 꺼이꺼이 울었다
항구에 닻을 내린 육중한 페리도 함께 울어주었다
부우우우—
부우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