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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 Dec 16. 2019

슬픈 고향

불안의 기록 #17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길을 나섰다


머나먼 이방의 끝, 사막을 떠돌았고

머나먼 이방의 끝, 초원을 헤매었고

머나먼 이방의 끝, 바다를 표류했다


하지만 지친 몸과 상처입은 마음은

편히 쉴 곳을 찾지 못했다

아늑한 고향은 아득할 뿐이었다


현자를 만나 물었다

제 고향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가 답했다

이미 너는 고향에 있지 않느냐

너는 방황이라는 고향에 도착한지 오래이다

너는 그저 광활한 고향을 알고 싶었을 뿐


아, 왜 알지 못했던 걸까요

나는 방황 속에서 나고 자랐다는 것을


아, 나의 고된 방황이여

왜 이리 광활하고 끝이 없단 말인가


아, 나의 슬픈 고향이여

나는 무릎을 꿇고 꺼이꺼이 울었다


항구에 닻을 내린 육중한 페리도 함께 울어주었다

부우우우—

부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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