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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Dec 12. 2020

역시나 저는 자영업이 맞겠죠?

그래요. 내 성격이 문제겠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이 곳에서 나는 가끔 사무치게 외로웠다. 하하호호 떠드는 음성들에 내 것은 늘 없었으며 나는 매 순간 철저히 고립되어가고 있었다. 직장에서 '소심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록지 않았다.


  내게 회식은 '반려', '수정' 따위의 들보다 더욱 스트레스받는 일이었다. 술이 있는 회식자리에 좋은 말로는 호탕하고 나쁜 말로는 배려 없던 사람들은 선의랍시고 이런저런 조언을 늘어놓았다.


 "런 식이면 사람들이 당신 안 좋아해."


 “활발하고 싹싹한 면이 있어야지. 가 보기에는 당신은 너무 조용하고 숫기가 없어."


 '좋아해 달라고 한 적 없는걸요. 나는 그저 내 방식대로 살아갈 뿐이에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애써 삼키고 입을 닫았다.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리를 떠버린 '빌런'은 한 밤 중에도 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결국 그날 잠을 설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성격을 바꿔보라 제안했다. 성격을 자의가 아닌 타의 바꾸는 것 야만이라고 느껴졌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끔 나를 바꾸라는 말이었다. 물론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한 이유는 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애초에 타인을 위해 나를 꾸며내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옳지 않았다.


  종이 한 장을 꺼내 반으로 접다. 한쪽에는 나의 '동료'들을, 반대쪽에는 의 '빌런'들을 써 내다. 

두 페이지에서 데칼코마니는 없.


  반대쪽에 적힌 '빌런들' 위해 스스로를 깎아내면서 처참히 부서지는 중이었다. 그때 내게는 잠시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 그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인지 고민해 보야 했다.


  나를 폄하하는 이들에게 음을 낭비할 만큼 어리석 일은 없었다. 어쩌면 '소심함'은 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미움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낸 나의 방법이었다.


  나는 소중하지 않은 '그들'을 위해 나를 잃어버릴 이유도 매일 전전긍긍할 이유 없었다.


 

 내 성격이 당신에게 해가 되나요?
아니요 그전에 먼저,
 당신은 내게 애틋한 사람인가요?
당신은 내가 애틋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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