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독립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을 들어간 순간부터는 부모님께 의지하고 싶지 않았다. 수능을 보고 나서부터는 아르바이트를 2개 하며 나의 등록금과 입학금을 벌어서 냈다. 이후에는 장학금을 받았고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어 학기 중을 버텨냈다. 실습하는 철이 되어서야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직면하고 부모님께 잠시나마 손을 벌리게 되었지만 졸업하자마자 차근차근 돌려드렸다.
나는 본가와 3시간 정도 거리가 되는 곳에 직장을 잡기도 했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부모님과 살면서 무언가를 결정할 때 이게 나의 뜻인지 부모님의 뜻인지 알 수 없어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기를 쓰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나를 보내던 날 엄마는 떠나는 나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그때 나는 속으로 '뭐 시집 보내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하며 엄마가 사삭스럽다고 생각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철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늘 뭔가 상황에 닥쳤을 때는 담담하다가도 나중에서야 후폭풍을 크게 겪는 나의 성향이기도 한 것 같다.
나의 홀로서기는 서른이 넘도록 계속 되었다. 가족과 같이 살 때는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몰랐지만 혼자가 되어서야 너무나 그리운 것이 있다. 나의 통금 시간은 10시였는데, 10시가 되면 집에 다들 모여 드라마를 틀어놓고 과일을 먹으며 하루종일 있었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또 쉬는 날에는 엄마와 나, 동생이 단짝마냥 하루종일 붙어다녔다. 이 시간들이 여전히 나는 너무 그립다. 혼자가 되어서야 나는 혼자가 된다는 걸 너무나 싫어한다는 걸 깨달았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쉬는 날이면 가족을 보러 갔다. 당일 치기여도 갔다. 지금은? 여전히 3주에 한 번 꼴은 간다. 잠시 멈췄던 건 코로나때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