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별표
26. 1. 15
내 몸이 이상하다.
반년 넘게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려면 통증이 심하고
그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깻죽지도 당겨서 아프고 오른쪽 뒤통수까지 아프다.
한의원에서 sli치료를 받으면 개선된다.
좌우불균형이 심화시킨다며 뒤통수까지 치료해 주시면 머리 쪽은 가라앉는다.
추천받은 한의원이 너무 멀어서 큰맘 먹어야 한 번씩 가는 지경이니 답답하다.
교정 치료를 받으면 개선되는 걸 보니
교정 문제인 듯하고 결국은 자세가 원인인 듯하다.
내 몸을, 내 습관을 몰라서 생긴 문제이리라.
7년 전쯤인가 교정 치료를 하는 지인이 계셔서
멀리 장기 치료를 받으러 다닌 적이 있었다.
멀었고, 비쌌고, 겁나 아팠다.
그때뿐이고 다시 도루묵.
타인에 대한 의존은 답이 아니라는 결론만 굳어졌다.
방법이 있으리라 계속 관심을 두니,
Sli라는 아프지 않고 빠르고 저렴한 방법을 만났으나
거리가 멀고 지속이 짧아 역시나 자가 치료법이 아쉬웠다.
내가 원할 때 즉각 행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 찾기.
정성이 닿았는지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나 혼자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쉽고 간단한 교정법을 찾았다.
나랑 똑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여러 사례를 보면서 내 몸에 적용하다 보니
한결 완화되는 포인트가 있었다.
저 멀리 직접 가서 1:1 진료를 받을 게 아니라면
내 방법은 내 몸으로 직접 찾아야 할 것이다.
어차피 그때뿐 꾸준히 매일 관리해야 하는 건 나니까.
나한테 딱 맞는 지압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내 몸을 여기저기 탐험해 보았다.
그러다가 찾은 곳이 있어서 틈 날 때 지압을 하고 있다.
한결 나은 듯하다.
통증 때문에 매사 힘이 들고 잠들기도 어려웠으니까.
그러다가 어젯밤에는 생후 처음으로
한 번도 내 손으로 만져보지 않았던 곳에 손이 갔다.
꾹꾹 지압을 하니 뭉쳐있었는지 꽤 아팠다.
씻을 때면 비누질할 때나 쓱 스쳤을 곳이다.
(이 부분을 지압하니 변비가 해결된 것은 뜻밖의 덤이다.)
와! 놀랐다.
내 몸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평소 괄사나 오일 마사지 외에도
여러 가지 자가치료에 꽤 신경 썼는데도 50이 더 넘은 지금에도 미개척지가 있었다니.
여지껏 뭐 했나 싶다.
핸드폰 잡고 들여다볼 시간은 많이 있었는데...
내 몸 자체에 집중하진 않았었나...
배운 걸 해보거나 아픈 데만 신경 쓰는 식으로
목적을 갖고 행하는 건 꽤 했지만
내 몸 자체에 순수하게 관심을 갖고
집중하고 돌본다는 마음에는 못 미쳤다는
작은 깨우침이 왔다.
내 몸 안에 답이 있다는 명쾌한 진리도 얻었다.
갱년기 들어서니 전에는 작게 넘어갔던 증상들이
훨씬 커지면서 몸을 돌보는 일이 점점 우선순위가 되어가는 중이다.
태어나면서 받은 건 내 몸 하나뿐인데,
젤 중요한 것을 지키는데 소홀했구나!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은
내 몸과 함께 하는가, 아닌가 그 차이 하나일진대.
갈수록 아주 작은 부분이 어그러져도
힘이 든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제쳐두고
밖으로 눈 돌렸던 행동들이 덧없슴을 느껴간다.
오늘은 그 리스트 안에 내 몸도 넣어두고
별표를 쳐둔다.
우선순위로 자리 잡도록 방향을 잡기로 한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다.
생각보다 덜 추워서 감사하고
등 시릴 때 자기는 안 춥다고
조끼를 양보해 준 남편에게 감사하고
먹고 싶다고 생각하자마자 바로 김밥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후식인 단감이 시원해서 맛이 더 좋았음에 감사하다.
지구별 삶의 하루하루를 꾹꾹 눌러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