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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Jan 22. 2024

순댓국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선배들에게 이끌려 순댓국을 처음 먹어보게 되었다.


‘어떻게 순대로 국을 끓이지? 노릿한 냄새는 어쩌고? 순대는 소금이나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야 제맛인데.’


이랬던 내가 이제는 점심 메뉴로 가장 먼저 순댓국을 떠올리는 사람이 되었다. 회사 동료들이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에 빠지면 나는 주저 없이 순댓국을 추천하고는 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순댓국 마니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토록 좋아하는 순댓국을 이제는 혼자 먹어야만 할 것 같다. 아내는 냄새가 싫다고 순댓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질색을 하고, 딸들도 아내처럼 순댓국을 기피한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함께 먹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연락하기에는 미안한 노릇이다.


점심때가 되면 북적이던 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먹었던 그 푸짐한 순댓국을 이제는 혼자 먹으러 다니는 연습이 필요해졌다.


오~ 그래! 차라리 배달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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