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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Feb 15. 2024

사람을 만난다는 것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어릴 적 어르신들께서 말씀해 주셨던 많은 조던들 중에 미래의 운명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항상 경계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언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먼저 경계심부터 갖고 상대방을 조금씩 탐색해 나가기 시작한다.

  

학교, 군대, 직장 생활 등 다양한 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왔다. 개중에는 모든 면에서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때로는 만남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었다. 이런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처음부터 거리를 두거나 관계 자체를 거부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사람 간의 관계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 피해를 봤던 과거의 일들을 곱씹어 보면 그 원인은 첫 만남부터 부담스럽고 거북스러운 사람과의 관계 설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궁합이 잘 맞는 사람과의 관계는 어떤 상황에서든 함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왔다.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또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오늘도 난 이들과의 관계가 앞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때로는 나이가 들어 사회적 은퇴를 한다면 이들과 함께 한 동네에 비슷한 집을 짓고 노년의 삶을 살아가거나 공통의 취미를 찾아서 남은 여생을 함께 보내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즐거운 상상이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서로가 마음을 모으면 이 같은 일들이 충분히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백 년의 세월을 살아보니 이는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경험이 삶의 토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 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난 여전히 좋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사는 상상을 멈추지 않는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얽히고설키는 관계 속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만들어 간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고, 이들과 어떤 운명을 공유할 것인지의 선택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이 있어야 할 것이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경험은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할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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