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엉짱 Jul 23. 2024

우리, 영원하자!

[소소해도 행복한 걸 어떡해?]

내게는 십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온 일곱 개의 모임이 있다. 초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하나, 대학 친구들 모임이 둘, 대학원 동기들 모임 하나, 전 직장 동료들 모임이 셋이다. 과거에는 이보다 많은 모임이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심 없이 편안한 모임 위주로 만남을 가져오다 보니 지금은 일곱 개의 모임으로 정리가 되었다. 이 모임들의 공통점은 내 삶에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은 어린 시절의 순수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이제는 나이도 먹고, 각자의 삶에 매진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때 그대로의 그 모습으로 서로를 대한다. 아이 같은 웃음소리와 장난스러운 농담들, 그리고 아무런 계산 없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만남을 소박하고 즐겁게 만든다. 이 모임이 있을 때면 우리는 열세 살 천진난만하고 즐겁기만 했던 어린아이로 돌아가게 된다.


대학 친구들과 함께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모임은 푸르기만 했던 청춘의 한 부분을 공유하는 만남이다. 우리는 서로 같은 과목의 수강 신청에 늘 함께 붙어 다녔고, 공통의 관심사로 뭉친 동아리 활동으로 밤을 새워가며 노숙도 마다하지 않았던 친구들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IMF 사태에 어두워진 미래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서로 많은 고민을 나누기도 했었다. 이제는 각자의 길에서 우뚝 선 모습으로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이고, 만날 때마다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서로에게 깊은 친근감을 준다. 학창 시절 꿈과 고민을 함께 나누었던 그 시간들이 우리의 우정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지금도 가감 없이 거칠고 소탈하게 소통하는 모임은 여전히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대학원 동기들과의 모임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다. 사회생활과 함께 학업을 병행하면서 만난 동기들과의 대화는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나누며 과거를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제는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학창 시절 서로의 연구 논문 준비를 격려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때의 끈끈한 유대감은 여전히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이 모임에서 나는 언제나 삶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영감을 얻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전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은 각기 다른 시기에 만났지만, 모두 특별한 인연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첫 번째 모임은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곳의 동료들이다. 우리는 사회 초년생이라는 동질감으로 똘똘 뭉쳐 직장에서 느끼는 문제와 고민을 함께 나누며 이겨내고자 했다. 작은 성공을 하나씩 이루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함께 한 동료들이다. 두 번째 모임은 허리 역할을 한다는 중간 관리자가 되었을 때 만난 동료들로, 직장 생활에 대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버팀목이 되었던 동료들이다. 마지막 모임은 내가 최근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들로,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세 모임은 나의 직장 생활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 모임들의 공통점은 서로의 소박함에 만족하고 즐거운 모임이 되자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일상을 나누며, 서로에게 진심으로 기뻐하고 위로하며 격려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덕분에 이제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어떤 상황에서도 이해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모임들은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지금 내 삶의 소중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영원하자!"


종종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면 이런 다짐을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우정과 동료애로 우리의 모임이 계속 이어 나가길 바란다. 서로의 삶에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남아,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함께할 것을 바란다.


모임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따뜻한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모임 그 자체가 하나의 소중한 자산이며, 삶에서 얻는 행복이다. 모임이 주는 에너지는 나의 일상을 즐겁게 만들고, 내일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비록, 각자의 삶은 다르지만, 우리의 모임은 언제나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 소중한 만남을 이어가며, 서로의 삶에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되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