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s 샌드위치

by 똘레랑스

Goo’s 샌드위치


사연도 내막도 모른다. 서오릉에서 구산동 넘어오는 어느 건물 1층 조그만 공간과 작은 간판, 외롭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들어가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다. 당연히 주인은 알 턱이 없다. 많은 사람이 살아보려고 자영업 전선에 뛰어든다. 이것저것 탈탈 털어 모으고 대출 만땅 받고 모자란 돈 여기저기 빌려서, 제발 제발 장사 잘되길 빌어본다. 그렇게 여기저기 간판이 바뀌고 지역 인테리어 업자들이 바빠진다. 그렇게 밤낮 노오력한다. 1년을 못 버틴다. 쌓이는 적자에 남은 계약기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그렇게 또 간판이 바뀐다. 건물주, 은행, 대부업체는 불경기에도 배고프지 않고 배 두드린다. 그래서 지나며 우연히 보게 되는 작은 상가는 늘상 덩치 큰 놈들에게 얻어맞고 힘겨워하던 학창 시절 친구를 보는 것 같다. 자본의 풍광은 언제나 이렇게 심사를 뒤틀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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