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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청장 Nov 07. 2018

어느 평일 날, 아내와의 점심

퇴사 후 풍경, 여덟 번째 이야기 - 30대 중반 퇴사자의 사업과 일상

현재의 삶에서 만족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점심입니다. 


회사와 집이 멀지 않기 때문에 저는 가끔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습니다. 자주는 아니고 정말 가끔입니다.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간 적은 사실 드뭅니다.(집과 사무실이 걸어서 5분 거리임에도)

오히려 아내와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역 근처로 갑니다. 


강의를 하루 앞둔 금요일 점심에 제가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내가 아웃백에 가고 싶어 했는데, 제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거든요. 그게 걸렸습니다. 

임신한 아내가 오랜만에 저와 함께 가고 싶어 했는데 제가 거절을 하게 된 셈이라서요. 

아내를 위해서도 둘째를 위해서도 그리고 저를 위해서도 오랜만에 가기로 했습니다. 


평일 점심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종업원이 바쁘기는 했지만, 정신없을 정도는 아녔습니다. 

창가 쪽으로 앉아 도시를 바라보았습니다. 


분주한 도심이지만, 어쩐지 한가로워 보였습니다. 

날씨도 맑아서 창을 통해 보이는 모습은 그저 평온했습니다. 

현재의 삶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내와의 식사 동안에는 그 고민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좋다. 

돈이 많은데 여유 없이 바쁜 것보다는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면서 이렇게 조금 여유 있을 수 있는 게 좋다. 



이렇게 제가 아내에게 이야기했는지, 혹은 속으로만 생각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조금 여유 있는 삶. 


생각해보니, 여유가 느껴졌던 것은 첫째 아이 없이 아내와 둘이서 식사를 하면서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째 아이를 지금까지 아무 사고 없이, 사랑으로 보살펴주고 이렇게 활기차고 씩씩하고 위트 있는 아이가 되게 보살펴준 어린이집에게 새삼 감사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퇴사 후 펼쳐진 30대 중반의 일상과 사업에 대한 기록 여덟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짧은 이야기도 있고, 비교적 긴 이야기도 있는데 오늘은 유독 짧군요.


다음번 이야기는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깊이 있게 고민하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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