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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Dec 08. 2020

어릴 때 받던 질문이 지금은 어색한가요?

내 브랜드에 담다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처음 브런치를 가입했을 때가 생각난다. 

작가 키워드 란에서 브런치는 내게 직업을 물었다. 

나는 교사라고 답했다. 

하지만 더 아래로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다가 고민에 빠졌다. 

‘작가지망생’

이건 분명히 직업은 아니었다. 

브런치가 묻는 직업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종사하는 일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적혀있던 수많은 직업은 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직업 교사를 빼고 작가지망생으로 시작했다. 

여기선 선생님이 아니라 다른 나를 꿈꾸기 때문이다.





<나의 서른에게>라는 영화를 보면 행복 에너지가 넘치는 황천락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꿈에 대해 묻지 않으셨다.
단, 장래 희망에 대한 글은 써 본 적이 있다.
꿈과 장래 희망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느꼈다. 

옛날보단 나아졌지만, 요즘도 꿈보다 장래 희망을 강조한다. 

심지어 미디어에서는 장래 희망을 꿈과 동일어로 쓰기도 한다. 

둘의 차이가 뭘까? 

장래 희망은 나에게 “미래에 네 직업은 무엇으로 했으면 좋겠니?”라고 묻는다. 

목표가 분명하니 효율적이고 결과를 지향한다. 

훗날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지만 되고 나서 그만두는 경우도 생긴다. 

그곳에 있을 거라고 믿었던 꿈이 없기 때문이다. 





꿈은 보다 의미 중심적이고 동기를 북돋는다. 

꿈은 상상의 힘을 발휘한다. 

생생한 꿈은 현실적이지 않은 것도 이루게 한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보자. 

단순히 피겨스케이트라는 직업만 생각하고 도전했다면 아름다운 결말은 있을 수 없다. 

선수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대한민국 메달은 1999년 강원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아이스 댄스로 딴 동메달이 유일했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유명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꿈을 향해 묵묵히 걸었다.

그 꿈은 지금도 감동이 된다. 





며칠 전 우연히 내 프로필을 다시 편집하게 되었다. 

브런치는 여전히 내게 꿈의 영역을 묻는 것 같았다. 

“넌 아직 꿈을 꾸고 있니?”

그의 말에 난‘작가지망생’을 지우며 말했다. 

“난 이제 지망생이 아니라 상상을 현실로 창조하는 사람이야.”

그 안에 작가도 있고 교사도 있다. 

곱씹어보면 두 개 모두가 창의적인 삶이 필요하다. 

나는 그래서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그리고 난 또 다른 희망도 얻게 될 것이다. 

꿈을 향해 걸으면 꿈은 자기장을 만들고 어울리는 모든 것을 붙게 한다. 

그래서 난 내일의 내가 가장 기대되고 설렌다. 

이제 내 꿈은 아흔 살이 되어도 “꿈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신 나고 설레는 피터팬이 되는 것이다. 

아차! 5년을 같이 산 아들에게 아직 꿈을 물어본 적이 없다. 

차를 세우고 처음으로 아이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깜냥이가 잠깐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빠가 되고 싶어.”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올라왔다. 

애써 웃으며 이어서 물었다. 

“왜 아빠가 되고 싶어?”

그러자 깜냥이 눈이 바쁘게 움직인다. 

“가위바위보 할 때 주먹이 크잖아.”

아, 그랬다. 

나중에 아빠만큼 커질 손을 응원한다. 

넌 그 손으로 어떤 꿈을 꾸고 이룰까?

우주의 법칙 중 열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법칙이 있다.


꿈은 나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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