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은 설레지만 애틋하다
눈길을 듬뿍 받는 그는 정말 행복했을까
날릴 꽃잎만 전부라면
나머지는 대체 무엇일까
꽃잎을 지우는 바람이 야속하고
꽃잎을 덮는 초록 잎이 섭섭하기만 한데
나무는 꽃도 포기한 채
무엇을 하려는 걸까
나를 처음 심을 수는 있어도
내 일부를 자를 순 있어도
자라는 건 오직 나의 뜻이라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는 행위예술일까
지극히 인간적인 잣대는 보잘것없습니다.
왜 꽃이 전부라고 생각했을까요.
나무는 자신의 길을 계속 걷고 있을 뿐입니다.
주변의 화려한 관심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무가 가진 깊은 세월의 뿌리를 잊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는 나무의 겉만 봤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