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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Apr 06. 2021

시세이|생生

시와 에세이의 어디쯤





봄꽃은 설레지만 애틋하다


눈길을 듬뿍 받는 그는 정말 행복했을까


날릴 꽃잎만 전부라면


나머지는 대체 무엇일까





꽃잎을 지우는 바람이 야속하고


꽃잎을 덮는 초록 잎이 섭섭하기만 한데


나무는 꽃도 포기한 채


무엇을 하려는 걸까 





나를  처음 심을 수는 있어도


내 일부를 자를 순 있어도


자라는 건 오직 나의 뜻이라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는 행위예술일까  








지극히 인간적인 잣대는 보잘것없습니다.

왜 꽃이 전부라고 생각했을까요.

나무는 자신의 길을 계속 걷고 있을 뿐입니다.

주변의 화려한 관심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무가 가진 깊은 세월의 뿌리를 잊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는 나무의 겉만 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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