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카페도 아니면서, 북적거리는 손님으로 한시도 쉴틈 없는 카페도 아니면서 카페를 운영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글 한 번을 긁적이지 못한 듯하다. 머리가 나빠 멀티가 안된다는 걸 이렇게까지 티를 내다니....
10년을 훌쩍 넘긴 직장생활은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자영업은 또 다른 미지의 세계였고, 난 직장 경력과는 무관하게 자영업 새내기일 뿐이었다.
커피를 좋아해서라면 카페를 창업할게 아니라 커피를 사서 마시라는 명언을 매일매일 몸으로 느끼며, 허울만 좋아 보이는 카페 사장일 뿐, 실상은 육체노동임을 몸으로 겪어 알게 되었다.
직장생활이 자영업에 도움이 된 것이 없지는 않았다.
오피스 상권 이용객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심리, 그들의 이용 주기, 그들의 카페에 대한 기대치와 효용성 등은 진즉에 내가 느꼈던 바를 적용시키면 되었다. 직장인들의 카페 이용패턴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손님이 많고 적음에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그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농담을 던질 수 있었고, 단골들의 농담도 적절히 받아칠 수 있었다.
좁은 작업대에서 하루 종일 서 있다 보니 발은 퉁퉁 부었고
커피를 내리다 보니 손목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손가락 관절 마디마디가 아프기 시작했다.
몸의 고됨도 있었지만 서비스직이라는 새로운 세계는 언제나 친절함이 요구되었고, 그것이 강박이 되어 스트레스가 최고 지수에 올랐더라도 손님들에게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간혹 아저씨들의 '저기, 아가씨?'하는 부름은 아직까지도 낯설고, 귀에 거슬리고, 적응이 안 되는 부름이다. 아줌마를 아가씨라 봐주니 좋아해야 하나? 하는 냉소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간혹 연세 드신 분들의 말 짧음에 미소 지어 주어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사람들의 카페 종사자에 대한 태도는 충분히 귀천이 있어 보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나의 숙제임을 깨닫는다.
카페 하면 떠오르는 에스프레소의 향 대신 퇴근길에는 커피 찌든 내와 땀이 섞여 있었고, 카페의 여유 대신 녹초가 되어 퇴근길에 나섰다. 제대로 된 점심식사 한 번 하지 못하였고, 냉동 볶음밥과 빵 등으로 끼니를 넘겨야 했다.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이따금씩은 '내가 무얼 하고 있는 걸까?' 하는 회의가 스치고, 직장생활에 대한 미련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가 있다.
짧지만 지난 5개월의 교훈이라면.....
보기 좋은 떡은
그냥,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