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알 금지"

21년 03월의 바리스타

by 콩알이

"콜~"

"손님 죄송해요. 잘 못 들었어요. 어떤 메뉴 준비할까요?"

"콜~"

"네......??"

또다시 묻기가 어색해서 옆에 있던 언니는 들었나 싶은 마음에 슬쩍 쳐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떠보았다.

어쩌지.... 언니도 보일 듯 말 듯 어깨를 쭈뼛하며 못 들었다는 사인을 보낸다.

우물쭈물.... "죄송해요, 못 들어서 그런데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손님도 답답하셨던 건지 손가락으로 메뉴를 가리켰다.

"아!! 콜드브루라떼요."

"콜" 한 글자만 들어서 콜드브루까지는 예상을 했으나, 콜드브루라떼까지는......


그날은 그런 날이었나 보다.(사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날은 유난히....)

이번엔 주문대에서 저만치 떨어져서 주문을 하신다.

"하....."

"죄송해요. 어떤 메뉴 말씀하셨죠??"

"하앗....."

또다시 언니에게 기대를 품고 고개를 살짝 돌렸다.

연이어 알아듣지 못하는 나를 보며 웃음이 터진 언니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물론, 언니도 알아듣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계산대 가까이 와달라는 손님에 대한 나의 애절한 표정은 마스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고, 답답해하는 손님에게 정중하게 다시 한번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핫... 떼....."

'응?' 하는 표정이 지어지는 순간, '아!! 라떼!!' 하는 깨달음을 얻고는

"따뜻한 라떼 준비할까요?"

무사히 주문을 마쳤다.


주문대에서 저만치 떨어져서 주문을 하거나, 낮은 목소리로 뭔가를 주문할 때면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입모양으로라도 짐작을 하곤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니 들려오는 소리는 더욱 작아지고 입모양을 볼 수도 없어서는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면 들릴까 싶어 작은 키로 까치발 짚어가며 고개를 돌려 귀를 가까이 대보기도 한다.

"그리 까치발 짚고 서면 들린다니?" 하며 언니가 놀려대지만 언제나 반사적으로 까치발이 짚어지고, 고개를 돌려 귀의 방향을 바꿔보게 된다.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는 자영업자인데, 찰떡같이 주문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많아져 버렸다.


나 역시도 목소리가 크지는 않은 터라 나도 카페 가서 여럿 사장님들 속 끓였겠구나 하는 뜬금없는 자아성찰을 하게 되는....


물지 않아요...

제발 가까이 와서 말씀해 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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