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선조들께 고마운 3.1절을 시작으로 3일간의 휴일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잠시 연휴 전 여동생과의 급쇼핑과 토요일의 병원 외출을 한 것을 빼면 온전히 집에서의 휴가이다.
1.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아~ 여행을 가신 엄마, 일하러 간 여동생을 대신해 내가 주방을 책임졌다. 그동안 삼시세끼 메뉴 짜가며 설거지며 우리 엄마 힘들었겠다가 절로 나온다. 실은 두 번 정도는 피자와 치킨으로 때웠다. 식구들 '밥' 챙기는 일은 역시 보통일이 아니다.
2. 다시 겨울왕국인가? 추웠다. 집에 있으니 자꾸 따뜻한 이불과 온수매트 속으로 파고들게 된다. 따뜻 따뜻 노골고골 몸이 온기에 풀어지니 자연스레 잠이 쏟아진다. 연휴 내내 낮잠을 잤다. 지난달 밤에 허리와 다리가 아파 통잠을 못 잔 탓인지 낮잠은 달디달다. 기운이 솟는다.
3. 즐겨보는 주말드라마가 끝날 때가 다 됐는지 다음 드라마 예고편이 뒤이어 나온다. 24년 내 인생의 본 편 또한 3월부터 시작일 텐데 어떤 일이 앞으로 펼쳐질까? 기대된다. 서울에만 편중됐던 삶에서 벗어나 앞으로 지방으로 출장 또한 많이 가게 될 텐데 최근에 기차를 탄 적이 없는데 기대가 많이 된다.
4. 정말 오랜만에 단편소설집을 읽었다. 내게 있어 쓰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읽는 행위 또한 중요하다. 상호 보완이 되기 때문에~ 스스로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정제된 다른 이의 글을 읽는 건 내가 쓰는 거와 별개로 또 중요하다 생각된다. 젊을 때부터 속도를 중요시하는 속독을 즐겨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숨은 속뜻을 곱씹는 정독이 중요하다 생각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그냥 책을 덮는다. 작가의 숨은 의도 드러난 뜻을 읽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서.
5. 예전에는 일상에 이벤트가 많아야 한다 생각했는데 뭐랄까? 원치 않은 인생의 파고를 겪은 지금은 일상이 유유히 흘러가고 윤슬처럼 반짝이길 원한다. 인생이 이벤트가 많으면 숨차고 기 빨리고 파고가 많으면 그 할퀴어진 상처를 수습하느라 시간이 들고 쉽게 늙는다. 평범한 게 젤 어렵다는 말을 나이가 들수록 실감한다.
6. 24년의 봄에 이런 걸 기대한다. 모두가 건강하기를 그리고 열심히 일하고 휴일은 푹 쉬기를!~ 내가 조금 더 넓은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딱 내 나이만큼 지혜로울 수 있기를. 그리고 만개하는 봄날을 또 일상 속에서 바라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