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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아 Mar 08. 2024

아기와 나 (feat 조카)

어른이는 아이와 함께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은 혼자 어른이 된 줄 착각한다. 어린이를 양육하기 전까진


최근 해가 바뀌면서 조카들의 나이가 10세 7세가 되었다. 이제 아기라고 부를 시기는 조금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결혼을 해보진 않아서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육아는 조금 안다. 두 조카와 살고 생활하고 있으니.


일단 두 생명체는 귀여움으로 압도적이다. 특히 발바닥!! 관찰한 바로는 두 발을 포개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누워 있을 때 두 발이 이불 밖으로 삐죽 나와 있을 때 작고 앙증맞다. 핑크빛 윤기도는 보드라운 조카들의 발바닥을 가끔 마사지해주는데 그럴 때 어린 녀석들은 뭘 아는지 시원해한다. 사실 그 귀여운 발바닥을 만지고 싶어 내가 해주는 것이다.

이 녀석들은 해주세요의 화신일뿐더러 내가 한번 해줄게 하고 지나가는 말은 절대 안 잊는다. 

- 이모 배고파

한창 식사 준비 중인데 큰 조카가 말한다 뒤이어

- 이모 밥 언제 줘 ~~~?

막내 조카가 돌림노래하듯 쫑알 된다. 두 아이 식기에 쟁반을 받치며 대답한다

- 금방 돼 기다려~~~!!!

아직 음식물을 깔끔하게 먹질 못하니 식기 밑에 쟁반을 깔아줘야 한다. 음식을 담고 아이들에게 배식을 해주면 또 잘 먹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또 밥을 다 먹고 나선

- 이모 딸기 줘야지 ~~~!

-(눼웨눼웨)

아이들 수발 들어주고 주방 들어서면 설거지거리가  쌓여있다. 여동생이 주말출장을 가면 조카들과 이러고 있다.


또 아이들은 내가 흘린 작은 약속 또한 절대 놓치지 않는다. 다이소에 가자했던 말을 잊지 않고 다이소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이 클레이로 유튜브로 본 캐릭터를 곧잘 잘 따라 만들기에  사줘야 한다.

우리 조카들은 유튜브를 좀 많이 보는 편이라 잠시라도 눈을 쉬게 해 주기 위해서라도 사줘야 한다. 나갔다 오니 두 녀석 열심히 만든다. 이때가 내가 쉬는 타임, 방에서 쉬다 보니 두 녀석 열심히 만든 작품을 가지고 와 자랑을 한다. 요즘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 캐릭터에 빠져서 그런지

곧잘 따라한 모양새가 제법이다. 나는 과장을 섞어서 칭찬을 마구 해준다.

그렇게 오후가 지면 또 저녁 시간~~

- 이모 배고파~!

두 녀석 합창을 한다.


아~~~~! 너희는 왜 그리 자꾸 배고파ㅠㅠ 문득 나는 잠시지만 우리 엄마는 얼마나 많은 밥을 했으며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아직까지도 조카들 케어를 하나? 그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조카기 없었다면 누굴 돌보는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었을까? 해봤다.


아기는 어린이가 되고 어린이는 어른이 되고

다시 어른이 어린이를 키우고 보호하면서 자신이 어릴 때를 소환하면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순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닐까?


조카를 같이 키워가면서 어른이었던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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