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은 후
꿈이라는 목표를 두고 선을 그은 자와 그 선을 긋고자 고민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뭘까?
나는 후자였다. 고민만 거듭한 끝에 겨우 용기 내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보일 수 있었다. 막연하게 책을 내면 뭐가 좋을까? 어떻게 되겠지? 하며 책을 만들었다. 막상 세상에 책이라는 ‘선’을 긋고 나니 고민 전보다 시야가 생각이, 현실이 명확해 졌다.
무지개 너머 꿈 이후에 내가 무엇을 바라볼 수 있고, 구체적인 다음을 그릴 수 있는지 말이다. 책이라는 매개로 사람과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하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었다. 꿈 앞에서 자신을 괴롭히며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꿈은 단지 꿈일 뿐. 꿈을 빚처럼 등에 지고 가지 말기를. 꿈이 빚처럼 자신을 재촉할 때 순수하고 영롱했던 꿈이 바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너머를 가고 싶다면 우선 선 밖을 밟고 넘어가 보라고 그래야 조금이나마 방법을 알 수 있다고 말이다.
글쓰기를 예로 들어보자. 어렵게 글을 쓰고자, 책을 한 권 낼까? 마음먹어 첫 문장을 썼다. 당연히 맘에 안 든다. 빈 화면에 첫 줄만 지웠다, 썼다 반복한다. 우선은 빈 종이 한 장을 채우는 걸 목표로 잡으면 좋겠다. 아무리 유명 작가라도 모두가 똑같다. 빈 화면에 채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한 장을 맘에 들지 않더라도 채워보자. 그래야 두 장이 되고 그 이상이 쌓여야 책이 든다. 한 권의 책을 만들려면 100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하고,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을 만들어 놔야 한다. 글은 정직하다. 꾸준히 써야, 좋은 생각이 좋은 문장으로 표현된다. 더듬거리듯 꾸준히 글이라는 수맥을 찾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문장으로, 표현으로 작가에게 찾아오니 말이다. 다시 틈틈이 글쓰기를 시작한 요즘 평일은 일에 집중하고 주말 단 하루는 글쓰기 날로 정하고 실천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주제와 연관된 책을 나열 해두고 조금씩 읽고자 한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한 번에 다 되는 건 없다.
첫 번째 책의 유통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글쓰기와는 멀어진 일상이었다. 쉽지 않지만, 책 만드는 리듬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정직하게 꾸준히 노력하면 다시 할 수 있음을 알기에. 조금씩 천천히, 준비하면서 무지개 너머의 선부터 넘어가 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무지개 바로 아래 당신이 서 있을 수 있다.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닿을 듯한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