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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an 03. 2020

고르는 사람 vs 선택하는 사람

양립하지 않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 가령 취업을 하면 돈은 생기지만 시간 없어 여행 한번 가기 힘든데 취업을 안 하면 돈이 없어 가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다른 국면도 존재한다. 가령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지 잘하는 일을 해야 할지와 같은 고민처럼. 그들이 고민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가령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하는 상황은 둘 다 당기는데 하나로 배 채우기엔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다. 하지만 식사를 대강 때우는 사람에겐 이런 고민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 적당히 아무거나 먹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반드시 물리적인 것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똑같은 가격이라면 더 좋은 음식집에서 먹는 것을 선호하며, 같은 가격이라면 보다 의미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 심리다. 때문에 이런 기회비용에 근거한 선택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한쪽을 포기하는 것을 자연스레 당연시하는 경향이 생긴다. 그런데 만약 둘 다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가령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과 결합시켜 업으로 삼는 사람들 말이다. 당연히 둘 다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르려 할 것이다. 누가 그 방법을 모를까?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생계 문제에서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크호스들을 보면 그것이 잘못된 선택임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만나본 다크호스들은 개개 인성을 활용해서 실력과 즐거움을 둘 다 얻었다. 진정한 자신에게 가장 잘 맞을 듯한 상황을 선택했고, 충족감을 주는 활동에 몰입함으로써 학습력, 발전력, 수행력이 최대화된 덕분에 자신의 직업에서 우수성을 키우기에 가장 효과적인 환경을 확보했다. - <다크호스> 중


비슷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될 것과 안될 것을 고민하여 더 나은걸 선택하려 하고, 누군가는 어떻게 둘 다 취할지를 고민한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대립되어 선택해야 할 무엇이 아닌 극복해야 할 무엇이다. 스타트업이나 사업하는 사람들은 이런 마인드가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기존 관념을 부셔야 한다는 것이다. 표준화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성공법칙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경험하고 피드백을 쌓는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에의 마찰면을 늘림으로써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되는 것은 더욱 발전시켜 간극을 줄인다.


유명한 몇몇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사회적으로 이상한 취급을 받거나 천하게 취급받는 것들을 모아 새롭게 정의, 서비스화하여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야놀자도 처음에는 누가 모텔을 그렇게 가냐 하며 핀잔받은 적이 있다. 카카오 뱅크도 누가 신뢰할 수 없는 곳에 돈을 맡기냐며 콧방귀 뀌었다. 하지만 그들은 기존 시장을 새롭게 재편시켰다. 불편하지만 영원히 써야만 할 것 같은 공인인증서는 카카오 뱅크의 등장 이후 대다수의 은행 앱들도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사용되도록 만들었다.


주어진 보기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내가 주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내가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보기에서 골라야 하는 것이다. 뷔풰집에 가면 수많은 음식에 둘러싸여 내가 선택한다 라고 착각하게 만들지만, 좀 더 크게 보면 그 집에서 제공하는 것만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뷔풰안에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다고 아쉬워할 필요 없이 그 집에서 나오면 된다.


어떤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사소해 보이는 이 간극이 그 끝에는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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